[정철동의 육참골단] OLED·AI…강한 기술력으로 돌아온 LGD의 와신상담

양정민 기자 2026. 5. 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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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4스택 OLED 사용… 휘도·수명 늘리고 색 재현율도 대폭 끌어올려
속도감 있던 OLED 전환에는 AI 도움 받아… 엑사원 결합해 결과값 더 높일 예정

LG디스플레이가 2025년 흑자 전환에 이어 2026년에도 분위기를 이어가는 요소로는 OLED를 비롯한 기술이 꼽힌다. 정철동 사장 부임 직후부터 줄곧 OLED 전환을 강조해온 LG디스플레이는 올해 CES에서도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 기술과 차량용 슬라이더블 OLED를 선보이는 등 적자 기간 동안 미래를 헤쳐 나갈 힘을 길렀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OLED 제품 비중은 2020년 32%, 2022년 40%, 2024년 55%에 이어 2025년 61%, 2026년 1분기 60%를 기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LCD 대신 메인으로 자리잡은 TV OLED와 모바일·모니터 등 IT OLED가 기업 중심으로 자리 잡은 LG디스플레이는 전장용 OLED 보급과 OLED 내 기술 발전도 점차 속도를 붙이고 있다. ▲세계 최초 5K2K 39인치 OLED 모니터 패널 ▲프리미엄 4500니트급 TV OLED 패널 ▲대형 커브드 P2P(Pillar-to-Pillar) OLED 등 OLED 제품군은 외형·내형 모두 2~3년 전 대비 성장했다.

밝고 명확하게… 스택 쌓으며 세운 OLED 자존심
LCD와 OLED 발광 구조. 사진=LG디스플레이

정 사장 부임 직후였던 2023년과 현재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력은 차이가 있는 편이다. 기존에는 WOLED보다 더 밝고 효율적인 OLED를 만드는 정도였다면 지난해에는 '프라이머리 RGB 탠덤'이라는 4스택 구조 OLED를 만들어냈다. 올해에는 색 휘도 2100니트, 최대 밝기 4500니트에 달하는 2세대 프라이머리 RGB 탠덤 패널을 만들어 OLED 밝기 한계를 깼다. 탠덤 구조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각각의 소자를 직렬로 연결한 것을 뜻한다.

스택이 늘어난다는 것은 발광층을 여러 장 겹쳐 넣는다는 의미로 OLED의 경우 더 적은 전력으로도 밝고 오랫동안 정확한 색을 볼 수 있게 된다. 발광층이 여러 개일 때 각 층에서 나오는 빛이 합쳐져 전체 광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OLED는 밝게 사용할수록 소자의 수명이 짧아지는 특성이 있는데 2스택의 경우 이론상 기존 싱글 스택 OLED 대비 수명 4배, 소비전력 50% 절감이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 프라이머리 RGB 텐덤 1세대.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타협점'으로 여겨졌던 3스택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소재 측면에서는 일반 수소에 비해 중성자가 섞인 중수소를 이용해 발광 효율과 수명을 상당 부분 끌어올린 상태였고, 2024~2025년부터 도입한 AI 기반 공정·불량 분석 시스템 덕분에 4스택 등 고난도 공정에서도 수율과 원가를 관리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AI 업스케일링 ▲8K ▲실시간 HDR 등을 요구하는 TV나 모니터가 크게 늘어나고 2020년대에 접어들며 미니 LED LCD, QD-OLED가 등장해 TV 휘도 스펙이 2000~3000니트 이상으로 치솟기 시작했던 점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3스택 OLED가 휘도·수명·원가를 고려한 상한선으로 꼽혔다. 스택을 늘릴수록 휘도와 수명 유지율은 늘어나지만 발광층 개수가 늘어 원가가 상승하고 수율·공정 난도가 높아지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고질적 약점인 휘도·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중수소와 스택 수를 늘리는 탠덤 구조를 조합하며 밝기·수명을 한 번에 끌어올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통상 OLED는 수소 결합이 많은 유기 분자에 전류를 흘려 빛을 내는 구조인데 수소를 중수소로 치환하면 분자 결합이 더 안정해진다. 이 덕분에 열·전기 스트레스에 대한 내구성이 커져 수명이 늘어나고 같은 스트레스에서도 열화 속도가 느려지는 장점이 있다. 수명이 짧고 스트레스가 큰 블루 소자에 중수소를 적용해 밝기를 30% 정도 높인 점이 LG디스플레이 WOLED의 핵심인데 여기에 프라이머리 RGB 4스택 구조를 추가함으로써 컬러 휘도 향상까지 달성한 것이다.
3세대 OLED와 4세대 OLED의 차이. 사진=LG디스플레이

자연스럽게 화질과 색감은 크게 향상됐다. 프라이머리 RGB 탠덤은 R층(빨강)·G층(초록)을 각각 독립 발광층으로 분리한 다음 B층(파랑) 두 개로 4스택이 꾸려져 지난해 기준 컬러 휘도는 4세대 OLED가 4000니트의 휘도를 달성했고 색재현율은 DCI-P3 기준 99.5%, 색 정확도는 100% 수준을 유지했다.

3세대 OLED가 최대 3000니트의 휘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CES 2026에서 발표된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은 약 50% 향상된 최대 휘도 니트를 기록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분산시키는 기술까지 탑재해 현존 디스플레이 중 가장 낮은 수준의 반사율(0.3%)도 달성했다"며 "올해부터는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 기술을 기존 OLED TV 패널뿐 아니라 게이밍 OLED 패널 전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해 최대 휘도 1500니트를 구현하는 제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른 OLED 전환 안착, AX로 해냈다
CES 2026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들이 신기술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을 적용한 OLED TV 패널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5년간 OLED 비중은 2020년 32%에서 2025년 61%로 1.9배 상승했다. 또 지난해 연간 기준 LG디스플레이는 매출 비중으로 ▲모니터·노트북·PC·태블릿 등 IT용 패널 36.8%(약 9조5094억원) ▲모바일용 36.3%(약 9조3730억원) ▲TV 패널 18.6%(약 4조7914억원) ▲차량 패널 8.3%(약 2조1362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TV 패널은 LCD 패널 물량이 모두 빠지며 19% 수치가 사실상 OLED TV로만 구성된 상태이며, 2020~2023년 하이엔드 LCD 중심이었던 IT 부문도 탠덤 OLED 노트북·태블릿, 게이밍 모니터 등 OLED 비중이 빠르게 상승했다.

모바일은 OLED 수요가 높은 애플을 잡아냈다. 전자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17~2019년 전후로 ▲슈퍼 레티나 XDR ▲울트라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OLED 전환을 본격화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 양대 공급사로 지정했다. 애플은 거래처 정책상 독점 기업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워치 디스플레이 단독 공급도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지난해 4분기 무렵 애플워치용 OLE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2026년부터 애플워치 패널은 LG디스플레이 단독 공급 체제로 재편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매출 점유율도 43.7%를 기록해 전년(39.7%) 대비 4.0%포인트 상승했다.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이다. JDI가 3분기 5000대, 4분기 0대를 공급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1120만대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판매단가(ASP, 면적당 판가)도 올라가 2025년 4분기 1297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4분기의 873달러보다 48.6% 상승한 수치로 중소형 OLED 출하 증가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804달러, 2분기 1056달러에서 3분기 1365달러까지 ASP가 상승한 바 있다.

ASP는 ▲2023년 4분기 1064달러 ▲2024년 4분기 873달러 ▲2025년 4분기 1297달러로 상승했으며 2025년은 최근 3년간 ASP가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됐다.

박현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TV, 모니터 등 OLED 대형 출하량이 증가하고 모바일 내 플래그십 중심 믹스 개선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를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급형 OLED 생산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일부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하이엔드 내 세그먼트 다각화 및 물량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감가상각비 일부 종료로 낮아진 원가에 기반한 유연한 가격 정책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 AX도입 성과. 사진=LG디스플레이

이 같은 실적 상승에는 정철동 사장이 기업의 중심으로 삼았던 AX가 있다. 한 달 가까이 걸리던 이형(異形, 규격화되지 않은 특수 형태) 디스플레이 패널 외곽부 엣지 설계를 AI로 8시간까지 단축했다.

기존에는 패널 엣지에 형성되는 디스플레이 외곽부 디자인에 맞춰 매번 다른 형태로 설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불량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이슈가 있었는데 AI가 패널 엣지 부분에서 곡면이나 좁은 베젤에 필요한 패턴을 자동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상 패턴이란 디스플레이의 신호 품질 유지, 픽셀 간 불균형 조정, 전류 공급 안정화 역할을 수행하는 특정 패턴을 뜻한다. 엔지니어들도 이형 디스플레이 설계로 인해 외곽부 디자인을 수작업으로 매번 다른 구조의 보상 패턴을 설계하며 시간을 소모하지 않게 됐다.

OLED 제작 과정의 높은 복잡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AI가 사용됐다. OLED 제조를 위한 전문 지식을 AI 생산체계에 학습시켜 OLED 제조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수많은 이상 원인의 경우의 수를 자동 분석하고 솔루션까지 제안받는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 AX 통한 '생산성 혁신' 결과 요약. 사진=LG디스플레이

지난해 8월 LG디스플레이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결합해 고도화하는 작업도 예정돼 있다며 AI 생산체계 도입으로 품질 개선에 걸리던 시간이 평균 3주에서 2일로 크게 단축됐고 양품 생산량 확대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비용 효과도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어떤 모델을 구체적으로 사용하는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4.0 혹은 4.5 등 최신 모델을 쓸 경우 중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에 호재가 쌓일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해 7월 기준 LG AI연구원은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인 엑사원 4.0에 이어 올해 4월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5보다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한 엑사원 4.5도 발표했다. 엑사원 4.0은 수학, 코딩, 과학 분야 등 전문 분야 평가 지표에서 미국 오픈AI의 GPT-4o mini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보다 더 좋아진 엑사원 4.5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성능을 측정하는 5개 지표 평균에서 77.3점을 기록해 오픈AI GPT-5 mini(73.5점),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5(74.6점), 알리바바 Qwen3 235B(77.0점)를 앞섰다.

LG디스플레이 측은 "OLED 제품군은 TV부터 시작해 2024년부터 모니터와 모바일 OLED 제품이 크게 늘며 비중이 높아진 상태이고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은 올해 출시되는 제품들부터 적용되고 있다"며 "최신 모델의 엑사원을 통해 AX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