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시대의 명암]코스피보다 더 잦은 손바뀜...단타 열풍에 증시도 출렁

이규연 2026. 5. 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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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거래량회전율 코스피 대폭 웃돌아
테마형·레버리지 ETF 인기에 단타 확대
개별 종목 변동성 촉발 가능성도 커져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1년 만에 200조원 이상 급증했다. 전통적인 간접투자 수단인 주식형 공·사모펀드를 합친 규모보다 크다. 국내증시 활황과 개인투자자 결집이 만들어낸 결과다. 다만 모든 성장에는 그늘이 있다. 단기투자 확대에 따른 변동성, 불어난 덩치에 걸맞지 않는 운용사 시스템, 과열되는 보수·마케팅 경쟁 등이 바로 ETF 성장의 그늘이다. [편집자]

“신탁재산 편입 주식의 매각에 따른 시장 충격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투자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증권투자신탁 및 증권투자회사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한다.”

금융당국이 2002년 7월 ETF 국내 도입 법규를 시행하면서 내놓은 이유다. ETF 도입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꾸준한 자산 증식을 추구하는 안정적 투자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24년이 지난 2026년 현재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 4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증시 활황과 함께 1년새 200조원이 불어나며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ETF를 안정적 투자와는 거리가 먼 ‘단타’ 매매 수단으로 쓰는 사례도 늘고 있다. 

ETF 거래량회전율 급등, 코스피 크게 웃돌아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의 일간 전체 거래량회전율(4월 28일 기준)은 19.3%로 집계됐다. 매년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는 △2021년 4.1% △2022년 3.7% △2023년 4.9% △2024년 3.3% △2025년 5.1%다. 지난해 말보다 3배 이상 수치가 높아졌다.

거래량회전율은 특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된 주식(종목)이나 좌(펀드)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다. 거래량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발해 유동성이 많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100%일 경우 상장해 유통 중인 주식 혹은 좌 수만큼 거래가 일어났다는 의미다.

보통 하루 동안 국내증시 주요 지수보다 특정 종목의 거래량회전율이 더 높으면 그 종목의 매매가 활발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 예로 28일 코스피 일간 거래량회전율은 1.9%로 같은 기간 ETF의 19.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즉 국내에 상장한 ETF의 전체 상장좌수를 100좌로 치면 28일 하루 동안 약 20좌의 주인이 거래를 통해 바뀌었다는 뜻이다. 코스피에 상장한 모든 종목의 상장주식 수를 역시 100주로 치면 28일 하루 동안 약 2주의 주인만 바뀌었다. ETF 거래가 코스피보다 더 잦은 손바뀜이 나타났다는 뜻이다. 

테마형·레버리지 ETF 인기에 단타 매매 활발

ETF 거래량회전율 산정 데이터를 살펴보면 거래량 급증이 회전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8일 기준 ETF 좌 수는 약 236억좌로 2025년 말 163억좌보다 44.8%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ETF 하루 거래량은 8억2996만좌에서 45억6334만좌로 449.8% 폭등했다.

ETF 일간 거래량의 증가는 짧은 시간 안에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가 늘어났다는 증거다. 단타 매매는 보통 투자자의 시간과 심리적 부담이 크고, 회전율과 수익률이 오히려 반비례하는 경향도 있어 안정적 투자로 꼽히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국내증시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승 흐름을 전반적으로 타면서 ETF로 단타 매매를 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초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원래도 단타 매매 성향 투자자가 많았는데 국내증시 호황을 타고 거래가 더욱 늘었다.

레버리지 ETF 순자산 규모 1위(7조3414억원)인 삼성자산운용 ‘KODEX 레버리지’의 지난달 28일 기준 일간 거래량회전율은 27%, 3위(1조8696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같은날 거래량회전율이 30.9%에 이르렀다.

특정 섹터(산업군)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도 테마 유행 시기에 바짝 사고 금방 파는 단타 매매가 일어나기 쉽다. 한 예로 순자산 10조3839억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반도체TOP10’의 지난달 28일 일간 거래량회전율은 7.4%로 역시 같은 날 코스피의 1.9%보다 훨씬 높다.

ETF 단타에 요동치는 국내증시와 종목 주가

ETF 순자산총액이 400조원을 넘어선 시점에서 ETF 단타 매매가 늘어나면 이는 곧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ETF가 편입한 지분가치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ETF를 통한 매수·매도 증가가 종목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의 강한 변동성 원인 중 하나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및 인버스(기초지수 수익률을 반대 방향으로 추종) ETF 투자 확대를 들기도 했다. 

코스콤의 ETF 정보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편입한 국내 ETF 216종목의 보유 주식가치는 3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전체 시총의 2.72% 수준이다. 다른 시총 상위 1~5위 기업 중 SK하이닉스(3.13%)와 현대차(3.14%)는 시총 대비 ETF 편입자산 추정치 비중이 3%를 넘어선다.

코스닥은 기업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ETF 편입자산 추정치의 비중이 더욱 크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의 경우 국내 ETF 57종목의 보유 주식가치가 시총의 8.27%에 이른다. 2위인 에코프로비엠(7.74%)과 3위 알테오젠(5.95%)도 적은 수준은 아니다. 

개별 종목 주가의 변동도 ETF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3월 10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3월 10일 ‘KoAct 코스닥액티브’를 상장한 당일, 편입 비중 1위였던 큐리언트 주가는 25%, 2위 성호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28% 급등했다.

이규연 (gwe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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