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모임·춤추는 아이…김홍도가 붓끝으로 펼쳐낸 세상
대표 풍속화부터 노년 걸작까지 한자리에…이순신 편지 첫 공개
![김홍도 '기로세련계도' 중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19674xkug.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예전이나 지금이나 화가는 각자 하나만 능숙하지, 두루 솜씨가 있지는 못하다. 그런데 김군(金君) 사능(士能)은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전공하였는데 못하는 것이 없다."(강세황 '단원기')
조선 후기 문인화가 강세황(1713∼1791)은 '제자'에 대해 이같이 평한다.
그가 본 후배 화가 김홍도(1745∼1806 이후)는 인물은 물론 화조, 산수, 풍속을 그리는 데도 뛰어났고 그야말로 '무소불능'(無所不能)한 존재였다.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 '군선도'(群仙圖) 등 여러 걸작을 그리며 30대에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김홍도를 '신필'(神筆)이라고 칭송하는 이도 있었다.
![김홍도 '기로세련계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19890vzfx.jpg)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김홍도의 그림 세계가 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선보이는 주제 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통해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성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단원 김홍도의 폭넓은 예술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홍도는 풍속화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으나, 10대 후반에 도화서 화원이 돼 활동했고 1773년에는 영조(재위 1724∼1776)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에도 참여했다.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 중 '무동'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0111zgrp.jpg)
전시에서는 김홍도의 주요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신명 나는 풍악 소리에 맞춰 춤추는 아이를 표현한 '무동'(舞童), 한판 대결을 둘러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돋보이는 '씨름' 등 풍속화 11점이 소개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자신의 저서 '모두를 위한 한국 미술사'에서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에 대해 "배경을 모두 생략한 박진감 넘치는 구도에 인물 표정이 뚜렷해 각 장면의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노년에 완성한 대작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홍도 '을묘년화첩' 중 '총석정'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0421eait.jpg)
1804년 9월 송악산 기슭 고려 궁궐터인 만월대(滿月臺)에서 열린 모임을 그린 것으로, 잔칫상을 받은 노인 64명과 시종, 구경꾼 등 237명이 묘사돼 있다.
개인 수집가가 소장해 온 작품으로, 모처럼 박물관에서 공개된다.
박물관은 "산수화, 풍속화, 기록화의 요소가 모두 담긴 김홍도 만년의 명작"이라며 "그의 종합적인 예술 역량과 원숙한 필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홍도가 51세 되던 해인 1795년에 그린 '을묘년 화첩' 속 '총석정'(叢石亭) 그림, 노년기의 기량이 돋보이는 1804년 작 '노매도'(老梅圖) 등도 눈길을 끈다.
![보물 '강세황 초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0664mwzh.jpg)
전시는 김홍도와 '예술적 교감을 나눈 벗', 강세황도 비중 있게 다룬다.
검은색 관모에, 진한 옥빛의 도포를 입은 모습을 그린 보물 '강세황 초상'과 강세황의 감상평이 쓰여 있는 보물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등이 소개된다.
박물관이 서화실 곳곳에 채운 50건 96점의 작품엔 김홍도 작품 외에도 다른 눈에 띄는 회화와 서예들이 포함됐다.
조선 왕비가 머무르던 공간인 경복궁 교태전(交泰殿)을 장식했던 부벽화, 2천500명이 넘는 인물이 정교하게 담긴 '평양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 등을 볼 수 있다.
![보물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0872ftsq.jpg)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19세기 제작 '문방도'(文房圖)는 두루마리, 부채, 활과 함께 복숭아, 포도 등 과일이 더해진 점이 흥미롭다.
노량해전을 약 4개월 앞두고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순신(1545∼1598) 장군의 친필 편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다.
편지는 1598년 7월 8일 물품 지원을 담당하던 총관사(摠管使) 한효순(1543∼1621)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누적 관람객 약 40만7천명을 기록한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에서 유물을 소개하려 했으나, 당시에는 소장처를 알 수 없어 출품하지 못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문방도' 2021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기증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1078gqfz.jpg)
박물관 측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써 내려간 글씨에서 세심하게 전쟁을 준비하던 이순신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선조(재위 1567∼1608)의 굵고 당당한 글씨, 조선 후기의 명필 이광사(1705∼1777)가 어느 그림을 감상하고 쓴 글 등도 소개된다.
유홍준 관장은 다음 달 2일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단원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강연은 이달 21일부터 박물관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순신 친필 추정 간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yonhap/20260504090221280cug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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