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혁은 김도영의 ‘허리 삐끗’을 알고 3루로 기습번트를 댔나…KIA는 슬펐지만 KT에는 슈퍼플레이, 이래서 강철매직 굳은 신뢰[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오더 짜는데 고민이 없어요. 1~2~3~4번은 그냥.”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31)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어깨를 회복하고 돌아오느라 시즌 시작이 다소 늦었다. 아직 표본은 좋지만 퍼포먼스가 상당하다. 12경기서 49타수 15안타 타율 0.306 1홈런 6타점 7득점 OPS 0.734 득점권타율 0.300이다.

김민혁이 돌아오면서 KT 상위타선은 김민혁~최원준~김현수~장성우~샘 힐리어드로 재편됐다. 김민혁의 가세로 짜임새가 더 좋아졌다. 안현민, 허경민, 류현인, 오윤석 등 여전히 부상자가 많아서 하위타선의 힘이 조금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상위타선의 생산력은 좋다.
이강철 감독은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상위타선을 짜는데 고민이 1도 없다고 웃었다. 특히 1~4번까지는 그냥 써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실제 KT는 현재 리그에서 라인업 변화가 가장 적은 팀 중 하나다.
김민혁은 통산 896경기서 타율 0.292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능력이 좋은 선수다. 장타력이 좋은 건 아니지만, 컨택이 좋고 출루율도 괜찮다. 극단적 오픈스탠스로 타격하는 것도 눈에 띈다. 테이블세터 요원으로 딱이다. 2024시즌엔 115경기서 타율 0.353을 때렸다. 작년에도 106경기서 타율 0.287 35타점 11도루 OPS 0.670을 기록했다.
그런 김민혁은 KIA와의 1~3일 광주 3연전서 리드오프로 출전해 13타수 6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홈런이나 타점은 없었지만, KT 공격 물꼬를 트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특히 눈에 띈 건 3일 경기였다.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기습번트를 댔다.
당시 KT는 6-3 리드 중이었다. 현대야구에서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점수 차. KT로선 1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김민혁은 바뀐 투수 최지민의 초구 144km 포심을 지켜본 뒤 2구 슬라이더에 3루 방면으로 번트를 댔다.
KT는 최원준의 병살타로 득점에 실패했다. KT는 7회말에 1점을 내줬으나 2점 리드를 유지한 끝에 6-4 승리,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그런데 김민혁의 그 기습번트 속에 지켜봐야 할 포인트가 있다. 3루수 김도영과의 연관성이다.
김도영은 이날 6회말 타격할 때 허리를 살짝 삐끗했다.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에 출루한 뒤 허리를 잡았다. 그러나 괜찮다는 사인을 낸 뒤 주루에 임했고, 7회초 수비에도 임했다. 김민혁으로선 김도영이 허리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걸 의식하고 기습번트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김민혁은 최지민의 초구를 그냥 지켜봤다. 공만 지켜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3루수 김도영의 움직임을 체크했다. 김도영이 정상 수비를 하자 2구에 기습번트를 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은 재빨리 공을 잡고 1루에 송구했으나 김민혁의 발이 좀 더 빨랐다. 내야안타.
KIA로선 슬픈 장면이었다. 김도영은 이 수비 이후 김규성으로 교체돼 그라운드르 떠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민혁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게 프로의 냉정한 현실이다. 허리를 삐끗한 3루수를 인지하고 번트를 댄 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김민혁은 KT로선 정말 똑똑한 선수이자, 슈퍼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1점이 필요했지만 후속타가 안 터졌을 뿐, 김민혁은 1번타자다운 플레이를 잘 했다.

김도영도 다행이다. 곧장 아이싱 후 구단 지정병원에서 검진을 한 결과 단순 허리 통증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가 없는 4일 하루 푹 쉬고 5~7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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