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신조 발주…독일 디올트만, ‘중고선 전략’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재성 기자 2026. 5. 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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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컨테이너선사 디올트만(D. Oltmann Reederei)이 약 16년 만에 HJ중공업을 통해 신조선 발주를 시작했다.

4일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HJ중공업이 지난달과 올해 2월 유럽 선주로부터 맺은 4척 발주의 배후 선주로 독일 브레멘에 본사를 둔 디올트만이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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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투자 패턴 전환 신호탄…친환경 선박·용선시장 변화 맞물려
HJ중공업, 중형 컨선 시장 재진입…조선업 저변 확대 계기
최근 3572억원 규모 2척 계약…"기존 발주 포함 총 4척 확보"
지난 2월 11일 HJ중공업은 유럽 선주와 총 3532억 원 규모의 1만1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2척(옵션 2척 별도)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영도조선소 300m 도크에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의 첫 건조에 나선다고 밝혔다. [출처= HJ중공업]

독일 컨테이너선사 디올트만(D. Oltmann Reederei)이 약 16년 만에 한국 조선소를 통한 신조선 발주에 나서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투자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중고선 매입을 통해 선대를 늘려온 이 회사가 직접 신조선 발주에 나섰다는 점에서 단순한 선박 확보를 넘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HJ중공업이 올해 2월과 4월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총 4척의 1만1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 배후에는 독일 브레멘에 본사를 둔 디올트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J중공업은 지난달 27일 약 3572억원 규모의 2척을 추가 수주했으며, 앞서 2월에도 같은 규모의 컨테이너선 2척을 계약한 바 있다.

◆ 중고선 중심의 보수적 전략을 유지해온 해운사가 신조선 투자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디올트만은 오랜 기간 중고선 매입을 통해 선대를 확장해온 대표적인 보수적 선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해운 시장 환경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의 운항 부담이 커졌고, 연료 효율과 친환경 성능이 선박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용선시장 역시 단순한 선박 공급이 아니라 성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고선 중심 전략만으로는 장기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

디올트만이 10년 넘게 유지해온 투자 방식을 바꾸고 신조선 발주에 나선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디르크 로게 파트너가 "용선처와 금융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효율 친환경 사양을 갖춘 만큼 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번 발주가 선제적 투자 성격임을 보여준다.

◆ 용선 중심 사업 모델에서도 선박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신조선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중형 선사들은 선박을 확보한 뒤 이를 용선시장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왔다. 선박 자체보다는 시장 상황과 운임 사이클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탄소 배출 규제와 환경 기준 강화, 고효율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선박 자체의 성능이 계약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화주와 글로벌 선사들이 친환경 기준을 강화하면서,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선박은 용선 시장에서 점차 배제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저렴한 중고선을 확보하는 전략은 한계에 직면했고, 신조선 중심의 선대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올트만의 이번 발주는 이러한 구조 변화 속에서 등장한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 HJ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통해 중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확보하며 반복 수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발주는 HJ중공업 입장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HJ중공업은 그동안 대형 조선사에 비해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1만TEU급 컨테이너선 수주를 통해 중형 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동일 선형 4척을 확보했다는 점은 단순한 단발성 계약을 넘어 향후 추가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선주 입장에서는 동일 설계 기반의 시리즈 발주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HJ중공업 관계자가 "고도화된 설계와 건조 기술을 통해 물리적 도크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이러한 반복 수주 전략과 맞닿아 있다.

◆ 이번 발주는 대형 조선사 중심 구조 속에서도 중형 조선사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은 국내 대형 조선 3사를 중심으로 재편돼 왔다. 초대형 선박 중심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대형 조선사로 주문이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선박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모든 선박이 초대형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와 사양의 선박이 동시에 요구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과 납기 대응력을 갖춘 중형 조선사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디올트만 발주는 이러한 변화의 초기 신호로, 조선업 수요 구조가 점차 저변을 넓혀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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