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되찾았지만 법·행정용어 여전히 ‘근로’

이수연 기자 2026. 5. 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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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은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이었다.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로 법정 공휴일이 지정되면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뿐 아니라 공무원과 특수고용직 등도 함께 쉴 수 있는 첫 노동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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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근로’ 표현에 노동자 보호 범위 제한돼”
▲ 정기훈 기자

지난 1일은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이었다.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로 법정 공휴일이 지정되면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뿐 아니라 공무원과 특수고용직 등도 함께 쉴 수 있는 첫 노동절이 됐다.

노동절 명칭은 되찾았지만, 법과 제도 전반에선 여전히 '근로'라는 표현이 자리하고 있어 노동절로 바뀐 취지를 살리려면 전반적인 용어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엔 여전히 '근로'

3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가 '노동절 복원'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기 전부터 노동계에서는 꾸준히 명칭 변경을 요구해 왔다.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의 '근로'는 국가나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한다는 순응적이고 수동적인 뉘앙스를 내포하는 데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대한 봉사의 의미로 쓰였다는 역사적 배경도 있어서다.

반면 '몸을 움직여 일한다'는 의미의 '노동'은 특정한 고용형태에 국한하지 않고 일하는 사람을 주체로 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 표현으로 여겨져 왔다.

현행법에서 근로기준법·근로복지기본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등 최소 12개 이상의 법률명에 '근로'가 포함돼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산재보상보험법·최저임금법 등 최소 6개 이상 법률 내용에도 '근로'라는 표현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들 법률이 근로기준법을 기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할 때 일본의 '노동기준법'을 참고하면서 '노동' 대신 '근로'를 채택했다.

바꾸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21년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기준법 등 11개 노동 관련 법률에서 '근로'를 '노동'으로 일괄 변경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노동 대신 '근로'를 사용하는 헌법과의 정합성 등을 이유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헌법 32조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근로→노동 바꿔도 혼선 없을 것"

전문가들은 법률상 '근로' 또는 '근로자'라는 표현이 근로계약을 맺은 대상을 특정하는 용도를 넘어 관습적으로 쓰인 만큼, '노동' 또는 '노동자'로 용어를 바꿔도 혼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홍 공인노무사(노무법인 돌꽃)는 "노동자라는 표현이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는 개념만은 아니다"며 "개헌하지 않더라도 하위 법령에서 '노동'으로 바꾸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협소해 전반적으로 표현을 다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근로'라는 용어가 노동자 보호 범위를 확대하려는 흐름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영 공인노무사(노동자권리연구소 연구위원)는 "근본적으로 '근로'라는 표현은 노동자를 기업이 개별 단위로 분절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결과"라며 "근로기준법을 기초로 한 법들이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중심으로 보호 범위를 정하고 있어, 대상을 넓힐 때도 '노무 제공자'라고 표현하는 등 몇몇을 예외적으로 포함하는 방식으로 입법이 설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라는 용어가 가진 제약 때문에 보호 범위를 확대하더라도 내용이 온전히 담기지 못하는 부조화가 발생한다"며 "(근로에서 노동으로) 법률 용어 정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 영역에서는 일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73년간 사용된 '근로감독관' 명칭이 '노동감독관'으로 바뀌고 2024년 지정된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도 올해부터 노동부가 '산업재해 노동자의 날'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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