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선박 빼내기’ 4일 못 박았다…이란 봉쇄 깰 승부수

김원철 기자 2026. 5. 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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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프리덤 ‘인도주의’ 작전 명분
작전 방해받으면 무력대응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3일(현지시각) 마이애미발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앤드루스 기지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외국 선박들의 안전한 대피를 미국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또다시 화물선 공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나온 발표로, 미국이 ‘인도주의 작전’을 명분으로 이란의 해협 봉쇄를 사실상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중동 분쟁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자국 선박을 풀어줄 수 있도록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미국은 이들 선박이 제한된 수로를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작전을 ‘프로젝트 프리덤’이라고 부르며, 중동시각 기준 4일 오전(한국시각 4일 오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상 선박들이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아무 관련이 없는 중립적이고 무고한 방관자들”이라며 “잘못한 것이 없는 사람과 기업, 국가들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선박들에서 선원들이 건강하고 위생적인 상태로 머무르는 데 필요한 식량과 필수품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이번 조처를 “미국과 중동 국가들, 특히 이란의 이름으로도 행해지는 인도주의적 제스처”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과 유조선들. 로이터 연합뉴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경고도 내놨다. 그는 “이 인도주의적 절차가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받는다면, 그 방해 행위는 불행히도 강력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박 대피 지원을 인도주의 작전으로 규정하면서, 이란 쪽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무력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번 발표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화물선 공격이 다시 보고된 뒤 나왔다. 영국 해군 산하 해상 보안 기관인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이란 시리크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 동쪽 해역에서 북상 중이던 신원 미상의 화물선이 여러 척의 소형 선박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원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피(AP)통신은 이 사건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발생한 최소 24번째 공격이라고 전했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주체는 즉각 나오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이 일대에서 화물선이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과의 외교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내 대표들이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논의가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박 이동 작전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흐름을 깨려는 조처가 아니라, 분쟁과 무관한 선원과 기업을 구제하려는 제한적 조처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대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를 깨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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