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서 간호조무사 배제...‘현장-제도’ 괴리 해소돼야

김현기 기자 2026. 5.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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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
간호조무사 역할 법적 명문화 요구...재택의료 핵심 인력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확대되고 있는 통합돌봄·재택의료 정책에서 간호조무사 역할이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있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는 이미 간호조무사가 핵심 인력으로 기능하고 있음에도 법·제도 설계에서 제외되면서 의료 접근성과 돌봄 효율성을 동시에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사진>은 최근 의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통합돌봄 정책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곽지연 회장은 "지난 3월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간호조무사는 공식 참여 인력으로 포함되지 못했다"며 "현장에서는 이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곽지연 회장에 따르면 실제 간호조무사는 장기요양 재가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2024년 말 기준 재가 장기요양기관에서 활동 중인 간호조무사는 6441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700시간 이상의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인력이라는 것.

그러나 방문진료, 만성질환관리,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등 주요 재택의료 영역에서는 제도적 근거 부족으로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는 게 곽 회장의 설명이다.

곽 회장은 "동네의원 등 일차의료기관에서 간호조무사는 이미 핵심 간호인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에도 법령상 인력 기준에서 제외되면서 사업 참여 자체가 막히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국민이 받아야 할 돌봄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축소시키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 해법? 간호조무사 역할 확대 '선택' 아닌 '필수'

간호사 대체 아닌 고효율 팀 기반 구조 역할 분담

곽 회장은 초고령사회 대응 측면에서 간호조무사의 역할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고령환자들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와 자택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길 원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가장 먼저 환자를 접하는 간호인력이 바로 간호조무사가 재택의료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곽 회장은 "지난해 기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약 7만여곳에서 근무하는 간호인력 중 약 13만8000명이 간호조무사"라며 "농어촌과 의료취약지에서는 간호사 수급이 어려운 현실에서 간호조무사가 사실상 의료체계를 지탱하는 핵심 인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미 방문간호 분야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이 4000명 이상 준비돼 있다"며 "이들은 만성질환 관리, 복약지도, 기초 처치 등 재택의료 핵심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곽 회장은 간호조무사 역할 확대 논의에서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의료행위 범위와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법과 현실의 괴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곽 회장은 "요양병원 야간 당직 사례처럼 실제로는 간호조무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음에도 법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존재한다"며 "현장에서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법적으로는 책임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 1인을 포함한 팀 기반 구조에서 역할을 분담하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를 법제화하면 책임 소재도 명확해지고 환자 안전도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혁신 핵심 인력 재구조화...정책 근거 마련 필요

핵심 과제는 제도 편입...직역 갈등 아닌 구조 문제

아울러 곽 회장은 간호조무사 활용 확대를 '의료혁신 전략'으로 제시하고, 비용 효율성과 접근성 개선 효과도 언급했다. 고임금 인력 중심 구조만으로는 의료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기본 간호와 실무 영역을 간호조무사가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곽 회장은 "미국의 LPN, 일본의 준간호사처럼 간호 인력을 다층화해 운영하는 것이 글로벌 흐름"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저비용·고효율 팀 기반 의료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간호조무사 투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와 환자 만족도 등을 분석하는 정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중심으로 근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곽 회장은 향후 정책 과제로 ▲통합돌봄 체계 내 간호조무사 역할 명문화 ▲시험응시 자격 학력 제한 폐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내 고용 구조 개선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직역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곽 회장은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와 경쟁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이기에 문제를 직역 간 갈등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원 팀'으로 환자를 돌보는 환경을 만들고, 제도적 정비를 통해 현장의 비효율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간호조무사는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보건의료 인력"이라며 "현장의 헌신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협회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