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쩍쩍 마르는 아침…당뇨만 의심하면 안 되는 이유
약물·입호흡·스트레스 원인일 수도
침 줄면 충치·잇몸질환 위험 커져
물 자주 마시고 약물 원인 땐 상담

60대 최씨는 요즘 외출할 때마다 껌과 물병을 챙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입안이 바짝 말라 있고, 말을 조금만 오래 해도 혀가 입천장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물을 덜 마셨나?” 하고 넘겼지만 입 냄새와 텁텁함까지 반복되자 혹시 당뇨 같은 질환의 신호는 아닌지 걱정이 커졌다.
물론 당뇨도 입 마름을 유발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탈수가 생기고 침 분비가 줄어 입안이 마를 수 있어서다. 다만 입이 마른다고 해서 곧바로 당뇨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구강건조증은 약물 복용, 코막힘으로 인한 입 호흡, 탈수, 스트레스, 쇼그렌증후군 등 여러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1000~1500㎖ 정도의 침을 분비하지만, 침샘은 여유 기능이 커 분비량이 정상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때까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입 마름이 심하다면 침 분비량이 상당히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먹는 약부터 확인하기=구강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이다. 알레르기 치료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우울증·불면증 치료제 같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 고혈압약, 이뇨제 등이 침 분비를 줄이거나 침 성분을 바꿀 수 있다. 특히 여러 약을 함께 먹는 노년층은 입 마름을 호소하기 쉽다.
◆자는 동안 입으로 숨 쉬는지 살펴보기=아침에 유독 입이 마른다면 수면 중 입 호흡을 의심해볼 수 있다.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자면 입안이 쉽게 건조해져 아침에 텁텁함과 입 냄새가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내가 건조하거나 전날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셨을 때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스트레스가 부쩍 늘었나요?=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입이 바짝 마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침 분비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관여하는데, 긴장 상태에서는 침샘을 자극하는 부교감신경 작용이 줄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침 분비가 감소한다.
◆당뇨 여부 확인하기=갈증과 입 마름이 반복된다면 혈당 조절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입 마름과 심한 갈증은 당뇨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기 때문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고, 이때 수분도 함께 배출돼 탈수가 생길 수 있다. 당뇨 환자는 침 분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경향도 있어 입 마름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물을 자주 마셔도 갈증이 계속되거나 소변량이 늘고 피로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눈도 함께 마른다면 ‘이것’ 의심=입 마름과 함께 눈 건조감이 심하다면 쇼그렌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도 살펴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에 만성 염증이 생겨 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구강 작열감, 눈 이물감, 안구충혈, 눈부심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중년 여성에게 비교적 흔하다.
이 밖에도 입 마름은 노화로 침 분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는 요붕증이나 신장질환처럼 소변 배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졸중, 종양, 방사선 치료 등의 영향으로도 입 마름이 생길 수 있다.

◆물은 조금씩 자주 마시기=관리의 기본은 입안을 자주 적시고 침 분비를 돕는 것이다.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편이 좋다. 건조한 환경에서 일한다면 특히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 1.5~2ℓ 정도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래 씹어 침샘 자극하기=오래 씹는 습관도 중요하다. 침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음식을 씹을 때 더 많이 나온다. 무설탕 껌을 씹거나 신맛이 나는 비타민C·레몬과 같은 음식으로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당이 많은 사탕이나 음료는 충치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편이 좋다.
◆입안을 말리는 습관 피하기=술·담배·카페인은 입안을 더 건조하게 할 수 있다. 알코올이 들어간 구강청결제도 입 마름을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밤에 입이 자주 마른다면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마른 음식보다 촉촉하고 삼키기 쉬운 형태가 좋다.
◆충치 예방까지 함께 챙기기=구강 위생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침이 줄면 충치와 잇몸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루 3~4차례 양치질을 하고, 입술은 보습제를 발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심하면 인공타액·약 조정 상담하기=증상이 심하다면 겔이나 스프레이 타입의 인공타액을 사용할 수 있다.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지만 입이 마를 때마다 수시로 입안을 적시는 데 도움이 된다.
입 마름이 심하고 복용 중인 약이 원인으로 의심되더라도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먼저 담당 의사와 상담해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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