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캐머런 애덤스 캔바 공동 창업자 | “디자인 맥락 이해하는 AI로 창작 장벽 허문다”

이재은 조선비즈 기자 2026. 5. 4. 05: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캐머런 애덤스 캔바 공동 창업자 - 호주 멜버른대 법학 및 컴퓨터공학, 전 구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사진 캔바

“디자인은 맥락 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캔바 인공지능(AI)은 이용자가 무엇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를 간파한다. 아이디어를 완성된 결과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히고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AI 기업의 디자인 도구와 차별화된다.”

캐머런 애덤스(Cameron Adams) 캔바 공동 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최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캔바가 4월 16일(현지시각) 선보인 ‘캔바 AI 2.0’이 디자인 업무 전반을 통합 관리해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점에서 다른 AI 도구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캔바는 전 세계 190개국에서 2억6500만 명이 사용하는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발표 자료, 이력서, 웹사이트,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 다양한 시각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반복 매출(ARR)은 약 40억달러(약 5조9200억원)로 전년 대비 40% 늘었고, 이용자 중 유료 구독자는 3100만 명에 달했다. 비상장사인 캔바의 기업 가치는 1000억달러(약 148조원)로 평가된다. 이는 호주에서 탄생한 기술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캔바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시대에 맞춰 빠르게 체질을 바꿨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에 따르면, 캔바는 챗GPT와 제미나이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생성 AI(Generative AI)다. a16z는 “캔바는 AI 도구 모음인 ‘매직 스위트’를 중심으로 성장 엔진을 구축했다”며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구글 ‘스티치’를 비롯한 AI 기반 디자인 도구의 부상으로 어도비, 피그마 등 주요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거란 우려가 나오는 것과 대조된다. 시장에서는 AI가 촉발한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소프트웨어 종말론) 위협 속에서도 캔바가 비교적 빠르게 방어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애덤스 CPO는 2013년 공동 창업자인 멜라니 퍼킨스 캔바 최고경영자(CEO), 클리프 오브레히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캔바를 설립했다. 구글 출신으로 제품 디자인과 전략을 담당하는 그는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이자, 세계에서 가장 디자인 친화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캔바가 한국 기업과 학생, 스타트업, 크리에이터의 창작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캔바 AI 2.0’ 화면. /사진 캔바

최근 출시한 캔바 AI 2.0은 어떤 제품인가.

“단순한 디자인 제작 도구를 넘어 전체 워크플로(작업 흐름)를 지원하는 대화형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채팅창에 자연어로 프롬프트(지시)를 입력하면 캔바 AI가 디자인 생성부터 수정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이메일이나 회의 자료를 기반으로 업무의 맥락을 파악해 작업 일정을 관리한다. 기획 단계부터 중간 수정, 최종 결과물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창작 속도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한마디로 주머니 속 창작 파트너인 셈이다.

캔바 AI 2.0은 지난 10년 동안 디자인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큰 도약이자, 캔바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고 자부한다. 이는 캔바가 AI 도구를 얹은 디자인 플랫폼에서 디자인 도구를 갖춘 AI 기반 플랫폼으로 재편되는 근본적인 변화의 출발점이다.”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세계 유일의 모델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글쓰기나 코딩, 추론 분야에서는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그 이유는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투입된 수많은 요소와 제작·편집 과정을 이해해야 하기에 기존 AI 기업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캔바 AI 2.0은 캔바가 자체 개발해 2025년 10월 출시한 디자인 특화 AI 모델인 ‘캔바 디자인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지난 14년간 캔바 플랫폼에서 축적한 방대한 디자인 데이터를 모델 훈련에 활용했다.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만 학습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의 핵심 구성 요소인 레이아웃, 계층구조, 타이포그래피, 색상, 정렬 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변하는지를 담은 제작 과정을 학습했다. 그래서 캔바 AI 2.0에서 생성된 모든 결과물은 이용자가 미세 조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된다.”

AI가 의도와 상상력을 파악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사람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알지만,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구현하기까지 간극이 장애물로 작용한다. 캔바 AI 2.0은 이 간극을 좁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캔바는 창작 활동을 할 때 이용자가 입력하는 프롬프트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슬라이드를 만들어줘’라는 요청은 대략적인 틀을 원하는 것인지, 완성도 높은 프레젠테이션을 원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우리는 이용자가 실제 무엇을 요청하는지 파악하는 ‘의도 라우팅’에 투자했다. 디자인에서는 맥락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캔바 AI는 이용자의 의도를 올바르게 해석해 필요한 작업을 진행하고, 시간이 갈수록 이용자의 스타일과 취향을 학습해 뚜렷한 지시 없이도 이용자나 브랜드 특성에 맞는 맞춤형 디자인을 생성해 낸다.”

구글 ‘나노 바나나’ 같은 AI 도구가 기존 디자인 플랫폼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인상적인 AI 도구가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시작점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 구현부터 최종 결과물 완성까지 이르는 전체 여정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캔바는 창작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많은 AI 도구가 후속 작업이 어려운 평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그친다. 수정하고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하고, 이용자는 결국 프롬프트 입력을 반복하는 굴레에 빠지게 된다. 캔바에서 이용자는 생성 AI와 직접적인 편집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결과물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손쉽게 작업할 수 있는 협업 환경도 다른 AI 도구에는 없는 캔바만의 강점이다.”

한국 시장의 특징과 성장 잠재력은.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이자, 디자인 친화적인 시장 중 하나다. K-컬처는 글로벌로 확산하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이용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신기술 수용 속도도 빠르다. 그래서 한국은 AI 시대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한국에서만 9000만 개 이상의 디자인이 생성됐다. 프레젠테이션, SNS 게시물, 포스터, 영상, 문서 유형이 특히 인기가 많았다. 한국은 캔바 코드(Canva Code)를 통한 AI 기반 코드 생성 분야에서도 글로벌 상위권에 속한다. 앞으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 학생, 크리에이터 등의 창작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 협력과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예상하는데, 향후 계획은.

“구체적인 IPO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될 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