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업계 최고 대우' 삼성바이오 파업, 권리인가 탐욕인가

김동욱 기자 2026. 5. 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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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6년, 삼성의 선택과 노조의 길①] 5일까지 파업 피해 규모 '6400억원' 추산…인사·경영권 개입도
[편집자주] 삼성이 노동조합 허용 6년 만에 초유의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분야 글로벌 경쟁에서 파업은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를 넘어 기업 경쟁력과 신뢰에 치명타를 가한다. 과도한 보상에 인사권·경영권 개입까지 선을 넘는 노조의 행태는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조 역시 기존 투쟁일변도 자세를 벗어나 파이를 함께 키워가는 전략적 파트너로 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상생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사업장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는 상생노조원. /사진=뉴시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생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도한 급여와 성과급에 더해 기업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는 요구안을 내세우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지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지난 1일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5일까지 전체 노조원의 70%인 2800여명이 참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용 인력을 활용해 비상 대응에 나섰으나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을 쉴 수 없는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평일과 휴일 여부와 관계없이 공장 가동률이 일정해야 한다.

노조 파업으로 인해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환자 생명에 영향을 주는 제품 일부 생산이 불가피하게 중단됐다. 사측은 앞서 지난달 28~30일 진행된 부분파업으로만 15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5일까지 파업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피해규모는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가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1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4공장을 풀가동하고 5공장 램프업(가동률 확대)을 진행 중이다. 물리적 유휴 설비가 없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계약 해지 및 수주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다른 국내 CDMO 기업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

한 CDMO 기업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글로벌 고객사 입장에서는 '1위 기업도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데 다른 기업이 잘할 수 있겠어'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며 "K바이오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사태가 정리되는 것이 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금인상률 14% 요구…인사권 개입 우려에 회사 '난색'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받고 있다. 고유가 등으로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는 상황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파업이 '배부른 투쟁'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임금인상률 14%, 3000만원 격려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인상률 6.2%, 일시금 6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에 달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회사인 셀트리온(1억700만원), 유한양행(1억원)을 웃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은 높은 연봉 외에도 ▲장거리 거주 직원을 위한 주택 무상 지원 ▲사내 최신식 보육 시설 이용 ▲사내 병원 무상 지원 등의 복지 혜택도 누리고 있다.

회사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하려고 하는 것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비판받는 이유다. 상생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앞으로 대규모 인력 재배치(리띵크) 계획이 없고 필요시 노조와 협의하고 NI(낮은 평가 등급) 고과 비율을 인위적으로 늘리지 않겠다"고 설득했으나 상생노조는 끝내 파업을 택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은 기업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이행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기업을 어렵게 하는 것은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동욱 기자 ase846@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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