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구도 안 챙겼어요" 최형우 '韓 1위' 됐는데 왜 감흥 없나, 대기록보다 중요한 것 따로 있었다 [MD대구]

대구 = 김경현 기자 2026. 5. 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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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가 5월 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구 = 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공도 안 챙겼어요"

최형우(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역대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기록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타격 장인은 달랐다.

앞서 손아섭(두산 베어스)이 최초로 통산 2500안타를 돌파, KBO리그 최다 안타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다만 최근 한화 이글스와 두산을 거치며 출전 기회가 줄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손아섭은 2622안타를 친 뒤 4월 29일 자로 2군에 내려갔다.

두산 손아섭이 18일 KIA전에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유진형 기자

최형우가 가파르게 손아섭을 추격했다. 매 경기 꼬박꼬박 안타를 치며 손아섭과 간극을 좁혔다. 5월 1~3일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을 앞두고 최형우는 2616안타를 기록, 최다 안타 타이까지 6개를 남겨놨다. 언제 손아섭과 동률을 이룰지, 손아섭을 제치고 한국 1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최형우는 1일 3타수 1안타를 신고하더니 2일 4타수 2안타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다만 타이기록까진 3안타, 신기록까진 4안타가 필요해 3일 달성은 쉽지 않아 보였다.

클래스가 달랐다. 최형우는 3일 1회 첫 타석 볼넷으로 숨을 고르더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뽑았다. 시즌 5호 홈런. 이어 5회 중전 안타, 7회 좌중간 안타까지 3연타석 안타를 생산했다. 통산 2622안타로 손아섭과 동률.

삼성 최형우가 5월 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2623번째 안타를 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가장 중요한 순간 신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이 4-6으로 뒤지던 9회말. 잭 쿠싱 상대로 대타 김지찬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 타자 최형우도 중전 안타로 기세를 이었다. 통산 2623안타. KBO리그 최다 안타 1위가 바뀐 순간.

축포가 이어졌다. 곧이어 르윈 디아즈가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최형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의 7-6 승리.

경기 종료 후 최형우는 "기록은 솔직히 관심 없다. 이길 거라고 생각 못 했다"라면서 "우리 애들이 뒤에서 저 투수(쿠싱)를 연구를 했다. 처음 만나는 투수라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우기 직전이란 걸 알고 있었을까. 최형우는 "몇 개 남았는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거의 끝물이다. 제가 기록을 세운다 한들 밑에 애들이 (장기적으로) 기록을 세울 것이다. 그러니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라고 했다.

삼성 최형우가 5월 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통산 2622번째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정말 '최다 안타' 타이틀에 미련이 없었다. 최형우는 "(기념구) 공도 안 챙겼다. 어차피 (1위는) 바뀐다. 맨날 챙길 건가. 아니지 않나"라며 껄껄 웃었다. 그저 팀 승리에 기뻐했을 뿐이다. 오히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기념구를 왜 챙기지 않냐고 타박(?)했을 정도. 물론 2623안타 기념구는 삼성 관계자가 챙겼다.

다만 최형우는 "4안타는 의미가 있다. 초반에 비해서 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제가 원하지 않는 포인트가 있었다. 이제는 (타이밍과 포인트가) 앞으로 당겨졌다. 제가 생각하는 것과 포인트가 맞아가는 느낌"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2년 26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에 귀환이다. 최형우는 계약 이후 줄곧 삼성 팬들 앞에 서고 싶다며 설레는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형우는 삼성 팬들 앞에 섰고, 이제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최형우는 "지금 많이 행복하다. 한 번씩 1루 나가서 정병곤 주루 코치님과 이야기한다. 팬분들이 말이 안 된다. 정말 많이 온다. 잘 할 때는 (당연히) 많이 오시겠지만 못 할 때도…. 계속 관중석을 보고 있으면 감동이다. 팬분들 멋있게 응원해 주신다"며 고개를 숙였다.

삼성 최형우가 5월 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2623번째 안타를 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형우에겐 '최다 안타'라는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팀의 승리, 그리고 자신의 타격 타이밍, 그리고 팬들이 중요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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