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계획 다 세웠는데”…설익은 ‘콩 매입 감축정책’에 산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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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파종을 앞두고 논콩 재배현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최근 정부가 2026년산 콩 공공비축 매입량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세부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다 농가가 이미 파종 준비를 마친 시기에 나온 뒤늦은 발표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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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계획없이 감축방침 내놔
농가 “이미 농기계에 수억 투자”
농협 “계약도 종자 보급도 차질”
생산자단체 “단계적 조정 필요”

콩 파종을 앞두고 논콩 재배현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최근 정부가 2026년산 콩 공공비축 매입량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세부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다 농가가 이미 파종 준비를 마친 시기에 나온 뒤늦은 발표여서다.
특히 전국 최대 논콩 생산지인 전북 김제지역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이 지역 논콩농가 대부분은 농지를 콩 재배에 맞게 정비한 데다 수억원에 달하는 농기계 투자까지 마친 상태라 벼농사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제원예농협이 논콩 재배농민 4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콩 재배의향을 조사한 결과 재배 예정면적은 지난해(2094㏊)와 비슷한 1954㏊에 달했다.
15㏊ 규모로 논콩농사를 짓는 김현주씨(65·성덕면)는 “올해 2~3월에 정부 보급종 880㎏을 확보해 이에 맞춰 영농계획을 다 세웠는데 이제와 정부 매입량을 줄인다니 말문이 막힌다”면서 “이런 정책은 적어도 1년 전에 미리 홍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약 12㏊ 규모로 논콩농사를 짓는 한재준씨(43·청하면)는 “농협을 통해 올해산 콩 정부 매입량이 3만t으로 감축될 계획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라 주변 농가들도 다들 반신반의하고 있다”면서 “최근 전략작물직불금 신청까지 지난해와 같은 면적으로 받아놓고 이제와 정부 매입량을 반토막 내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4월 중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 ‘2026년 논콩 재배 관련 유의사항 안내’ 공문에는 ‘콩 비축규모를 전년 대비 대폭 감축할 계획’이라고 명시했을 뿐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콩 생산자단체들과 몇차례 진행한 간담회에서 농식품부는 “2026년산 콩 공공비축 매입량은 지난해(6만t)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3만t”이라고 구두로만 밝혀왔다.
이에 농협과 영농조합법인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공공비축 매입 배정량을 모르는 상태에서 생산농가와 재배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서다. 통상 5월말, 이르면 5월 중순부터 콩 파종을 시작하기 때문에 지역농협·영농조합법인은 보통 이달초까지 농가와 재배계약을 맺는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논콩은 지난해까지 정부가 사실상 ‘전량’ 매입해왔던 품목이라 구체적인 매입계획이 나오지 않았어도 재배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며 “정부가 매입량을 대폭 감축한다고 통보했지만 지역농협 배정량을 모르는 상황에서 계약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농가에 종자를 보급하려면 늦어도 이달 10일까진 재배계약을 해야 하는데 배정량도 모르고, 새로운 판로조차 없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생산자들은 정부 매입량을 급격히 감축하기보다는 제도를 정비하며 연착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표필종 석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논콩 생산량이 지금처럼 급증한 것은 정부가 쌀 생산량을 줄이고자 직불금과 전량 매입이라는 강력한 유인책을 주며 급속히 추진한 정책의 결과지 농가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정부 매입량만 반토막 낼 게 아니라 매입가격을 일부 낮춰 생산단수가 낮은 농가들부터 작목 전환에 나서도록 만들어야지 당근은 그대로 주면서 매입을 줄이겠다는 것은 콩산업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정용 농협두류전국협의회장(김제농협 조합장)도 “올초 전략작물직불금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 만큼 논콩 재배면적이 더이상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설사 매입량을 줄이더라도 점진적으로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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