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가축시장] 유찰 또 유찰…외국산 밀물에 ‘염소값’ 반토막

이미쁨 기자 2026. 5.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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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염소고기가 시장을 파고들면서 염소 생축 경락값이 1㎏당 5000∼6000원 수준으로 주저앉았어요. 염소를 갖다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농가가 적지 않습니다."

오전 10시, 가격 전광판에 1번 출장 염소인 암염소(중량 36㎏) 경락값(28만원)이 뜨자 장내가 기대감으로 술렁거렸다.

또 다른 농가 류동석씨(69)는 "2∼3년 전만 해도 1㎏당 2만4000원에 거래됐다"면서 "오늘 내놓은 염소 6마리 경락값을 다 합해도 그때 한마리 수준도 안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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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축협 가축시장 가보니
유찰 속출…생산비도 못 건져
축산농 “염소 갖다버리고 싶어”
호주산 무관세 물량 원인 지목
수입량 제한·쿼터제 도입 절실
4월28일 충북 충주축산농협 가축시장에서 이민재 충주축협 조합장이 출하된 염소를 둘러보고 있다.

“외국산 염소고기가 시장을 파고들면서 염소 생축 경락값이 1㎏당 5000∼6000원 수준으로 주저앉았어요. 염소를 갖다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농가가 적지 않습니다.”

4월28일 오전 9시30분 충북 충주시 풍동에 자리한 충주축산농협 가축시장. 염소 경매 개시를 30분 앞뒀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이곳은 2017년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1호 염소 가축시장이다. 4월말 기준 전국 염소 가축시장 27곳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해왔다. 염소 경매는 매주 화요일 진행한다.

이민재 충주축협 조합장은 “오전 6시부터 출하할 염소를 등록하는데 최근엔 유찰이 많아 오후 3시 넘어서까지 경매가 이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주축협에 따르면 직전 경매일(21일)에도 출하 염소 228마리 중 50마리(21.9%)가 최종 유찰됐다. 2∼3년 전 4∼5% 수준이던 것에 견주면 유찰률이 크게 늘었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 참가자들이 시장에 나온 염소를 살펴보고 있다.

매물 정보 안내판에 적힌 출하주 (사육)지역은 가까이는 충북 괴산, 충남 논산·공주에서부터 강원 홍천, 인천 강화군 등 다양했다. 한 농가는 “충주축협 가축시장은 인근에 염소 도축장이 있는 데다 교통이 편리해 농가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가격 전광판에 1번 출장 염소인 암염소(중량 36㎏) 경락값(28만원)이 뜨자 장내가 기대감으로 술렁거렸다. 1㎏당 7777원꼴로 근래 들어선 비교적 높은 값이기 때문이다. 이 조합장은 “예정가보다 높게 낙찰됐다”면서 “출발이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15번 염소 가운데 거세염소 7마리는 줄줄이 유찰됐다.

낮 12시, 전체 매물 208마리 중 194마리(93.3%)가 최종 낙찰되며 경매는 마무리됐다. 평균 경락값은 1㎏당 6802원으로, 1년 전(2025년 4월29일) 1만4572원의 46.7% 수준에 그쳤다. 유찰률(6.7%)이 10% 아래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농가들은 염소 경락값이 너무 낮다고 탄식했다. 한 농가는 “최근 생산비가 올라 걱정인데 1㎏당 6000원대에 거래돼 15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셈”이라고 발을 굴렀다.

또 다른 농가 류동석씨(69)는 “2∼3년 전만 해도 1㎏당 2만4000원에 거래됐다”면서 “오늘 내놓은 염소 6마리 경락값을 다 합해도 그때 한마리 수준도 안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외국산 염소고기와 부실한 제도에서 원인을 찾는 농가도 많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염소고기 수입량은 2021년 1883t에서 2025년 1만760t으로 5년새 5.7배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수입된 염소고기는 전량 호주산이다.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호주산은 2023년부터 무관세로 들어온다. 그러나 한·호주 FTA 체결 당시 염소고기는 민감품목에 포함되지 않아 세이프가드(ASG·긴급수입제한) 발동이 불가능하다.

류씨는 “정부에서 외국산 염소고기에 쿼터제를 적용해 수입량을 조절해야 국내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3년째 염소를 사육한다는 박모씨(67)는 “국내 생산기반과 상관없이 업자들이 무분별하게 수입해와 농민이 설 자리가 없다”면서 “정부가 수입량을 긴급하게 제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농민 홍모씨(71·논산)는 “환율·유가 상황이 불안정한 지금만이라도 정부가 검역 강화 등 외국산 염소고기 반입을 줄일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나중엔 아예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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