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공법 심의 ‘깜깜이’ 운영이 불신 자초

권혁용 2026. 5. 4.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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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소속기관들 모집공고 이후 진행상황 비공개

국토부 소속기관들 모집공고 이후 진행상황 비공개

도공은 심의결과 10일간 홈페이지 공지후 내려

[대한경제=권혁용 기자]한국도로공사는 지난 3월10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호남고속도로(김제-삼례간) 확장공사 실시설계 특정공법 심의를 가졌다. 도공은 이날 심의에서 21개 교량과 육교에 적용할 9개 특정공법을 선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때 이뤄진 심의와 관련해 어떤 내용도 확인할 수 없다. 도공 홈페이지내 기술마켓에 공지됐던 심의결과가 열흘 만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공은 그나마 열흘간의 공지기간이라도 있어 관심이 있으면 심의내용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지방국토관리청 등 국토부 소속기관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기관별로 ‘건설 신기술ㆍ특허 플랫폼’에 특정공법 후보 모집공고만 내고, 이후 진행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공공기관들이 특정공법 심의제도를 깜깜이 운영하면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닌데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정공법 심의제도는 일반적인 공법에 비해 경제성, 시공성, 유지관리성 등이 우수한 건설신기술 및 특허공법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공법으로 선정된 기술은 향후 시공단계에서 변경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술기업의 경우에는 공법채택이 곧 공사수주를 의미한다. 그만큼 기술기업간에는 경쟁이 치열하다.

더욱이 대형공사인 경우 특정공법이 전체 공사비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하지만 특정공법 심의제도 운영은 턴키 등 기술형 건설공사 심의와 비교해 투명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기술형 건설공사는 입찰공고부터 심의결과까지 모두 공개된다. 여기에는 심의위원들의 평가점수와 평가내용이 포함된다. 하지만 특정공법은 대다수 기관들이 평가결과조차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각 기관들은 심의절차와 평가방법을 담은 특정공법심의 운영기준을 두고 특정공법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도공은 운영기준에 선정공법과 심의위원명단을 홈페이지에 10일간 공개하고 요청시에는 기술평가표를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도공이 지난 3월 진행한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 실시설계 특정공법 심의결과가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것은 이 규정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 소속기관들은 운영기준에 극히 제한적인 공개 규정을 두고 있다. 심의장소에서는 선정된 공법만 발표하고 평가결과는 관련기업의 요구가 있을 때만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에는 공표하지 않겠다는 규정이다.

한 기술기업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심의마다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이는 과거 몇차례 경찰수사에서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며 “특정공법 심의가 다른 심의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의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심의위원들이 다소나마 공정성에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며 “특정공법 심의는 심의위원들이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게 판을 깔아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권혁용 기자 hy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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