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혹사' 김서현, 사이영상 수상자 조언 들어야 할까… 김경문 결단 관심, 정상화 언제인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 그리고 KBO리그를 이끌어 나갈 재능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서현(22·한화)은 근래 들어 시련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팀의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듯했으나, 지난해 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하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장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고통이 좀 세다.
지난해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의 악몽은 오프시즌을 지나며 어느 정도 치유되는 듯했다. 오프시즌 당시 표정도 밝았다. 팀에서는 지난해 경험이 있는 만큼 올해는 한결 더 수월하게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개막 마무리 또한 김서현이었다. 그러나 시즌 11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1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한 뒤 결국 지난 4월 27일 2군으로 내려갔다.
구속 자체도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제구 문제가 너무 심각했다.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고 있었다. 8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무려 14개, 몸에 맞는 공까지 하면 4사구만 16개였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무려15.75개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안 되는 수준이다. 4월 14일 대전 삼성전에서의 1이닝 6볼넷 3실점 참사는 김서현의 올 시즌을 극단적으로 상징하고 있었다. 차라리 맞아서 점수를 주는 게 낫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스트라이크를 넣기 위해 구속을 줄여 컨트롤에 급급한 장면이 여러 차례 드러났고, 이는 상대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둘 중 하나라도 살아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둘 다 죽은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김서현의 투구폼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등 리그 전체의 화제로 거듭났다. 지난해부터 계속 도마 위에 올라 있으니 선수의 멘탈도 멀쩡할 리는 없다.

김서현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나 프런트나 그런 시선에는 굵은 선을 긋는다. 오프시즌부터 성실하게 훈련을 했고, 분명 캠프 때는 좋은 공을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스스로를 옭아맨다는 걱정도 나온다. 올 시즌에는 불펜을 계속 서성이다가 심지어 2회부터 몸을 푸는 장면도 있었다. 이를 본 한 투수 출신 해설위원은 “선수가 불안한 것 같다. 뭐라도 더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지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저러면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코칭스태프가 말려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전직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가 최근 어린 선수들에게 한 조언도 김서현에게 어느 정도 들어맞을지 모른다. 바우어는 최근 자신의 SNS에 현직 프로 투수들에 대한 조언을 남기면서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바우어는 “시즌 중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진 투수들의 90%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구속이 떨어지고 있으면 아마 지난 등판 이후 다음 등판 전까지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바우어는 “만약 제구가 안 되는 등 뭔가 잘 안 풀리면, 감을 잡으려고 등판 사이에 공을 던지기도 한다. 그렇게 3주 정도 지나면 깨닫게 된다. 매일같이 강하게 던졌고, 투구 수도 너무 많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건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슬라이더나 커브 같은 변화구를 익히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생각해보라. 단 한 번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그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구종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그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었을 뿐”이라고 조언했다.

한화가 김서현을 2군에 보낸 것도 압박감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힐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1군에서는 등판만 생각하면 안 된다. 바우어의 말대로 등판 사이의 연습 투구 등 피로감이 크다. 김서현은 여기에 너무 매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2군에 있으면 그나마 조절이 된다. 몸과 마음의 피로도를 풀 수 있다. 평생 그 폼으로 공을 던졌던 투수다. 그리고 그 폼으로 잘 던졌던 시기도 분명히 있었다. 지금은 폼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크다.
김서현은 휴식과 등판을 반복하며 2군 생활을 보내고 있다. 4월 30일에는 청운대와 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소화했다. 패스트볼 위주로 총 13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 153㎞, 평균 151㎞를 기록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좋은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2일에는 두산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0㎞ 아래로 떨어졌다. 아직은 보완점이 남아 있다.
1군 사정이 급한 건 분명하다. 현재 임시 마무리 잭 쿠싱은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돌아올 오웬 화이트는 선발 자원이고, 마무리가 빈다. 설상가상으로 문동주의 부상으로 선발까지 펑크가 났다. 정우주가 앞으로 당겨질지 모른다. 결국 늦어도 5월 중순에는 김서현이 정상적으로 대기가 되어야 한다.
다만 김서현의 정상화가 열흘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아직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 시즌을 길게 내다본다면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다시 2군에 가면 답이 없다. 김경문 감독도 스스로 타자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면서 복귀 시점에 기약을 두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시기가 한화의 올해 마운드 성과를 쥐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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