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 취소’ 폭주하는 與 앞에… 국힘은 이번에도 내전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밖으로는 ‘지방 권력’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소 취소할 수도 있는 ‘조작 기소 특검법’을 발의한 것을 계기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 노선 등을 둘러싼 내전(內戰) 상황도 계속되면서 후보들은 당 지도부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야권에선 “국민의힘이 보수를 결집해 민주당과 싸우기도 벅찬데 내전까지 치르며 당력을 소진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2일 “공소 취소 특검은 ‘이재명 죄 지우개 특검’”이라며 “미친 짓에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3일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의 공소 취소 정당성을 묻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광역 단체장 후보들도 “야만의 회귀” “이 대통령, 네로 황제가 되려는 것이냐”며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번 지방선거는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우리 당은 전재수·김경수 같은 범죄자 보유 정당이 아니다”고도 했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까르띠에 시계 등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후보 측도 이를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애초 부산시장 선거 사무소 개소식은 ‘보수 대통합’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계획됐다. 장 대표 등 당 지도부, 김문수 명예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모두 초청됐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자 당내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르자 장 대표 지지자들이 고성과 야유를 쏟아내며 “장동혁”을 연호했다. 조 의원은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 안 되는 것”이라며 “장 대표 연호하는 분들은 빨리 집에 가시라”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재명 정권이) 삼권분립을 흔드는데 왜 우리끼리 싸우느냐”며 “반드시 하나가 돼서 보수 대통합, 시민 대통합을 이루자”고 했다.
3일 장 대표가 참석한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은 유튜버 출입을 제한했다. 이날 행사에선 큰 충돌이 없었지만, 장 대표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캠프 개소식인지 장동혁 지지 결의 대회인지 모르겠더라”고 했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그나마 장 대표를 초청했던 부산과 대구 개소식 상황을 보니 다른 후보들이 향후 선거 일정에서 장 대표를 더 멀리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 공천, 내부 당권 갈등까지 좀처럼 내분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은희(서울 서초갑) 의원은 지난 2일 최근 재·보선 후보에 친윤 인사가 다수 공천된 데 대해 “우리는 ‘절윤’을 선언했다”며 “원점 재검토하라”고 했다.
중앙당 선대위 구성을 두고 ‘장동혁 대표 2선 후퇴’를 주장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측과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장 대표 측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당 선대위를) 이번 주쯤 구성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전적으로 대표의 권한이자 책무”라고 했다. 당내에선 “송 원내대표가 장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갈등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은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 달라”는 호소문까지 냈다. 상임고문단은 지난 2일 “후배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저희 상임고문단의 잘못”이라며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 모든 후보자, 당원 동지께 간곡히 호소한다. 과거의 앙금은 잠시 내려놓고, 오직 국가의 이익과 당의 승리라는 커다란 목표 아래 하나가 돼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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