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팀 이뤄 토론대회, 논리적인 인재 키울 것”

숙명여대는 1906년 고종 황제의 계비 순헌황귀비가 황실 재산을 기부해 세운 명신여학교가 모태다. 오는 22일 설립 120주년을 맞는 숙명여대는 대학의 뿌리인 대한제국 황실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파격적인 교육 실험에도 나선다.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지난달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창학(創學) 120년을 맞아 ‘황립학교’라는 뿌리를 재조명해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AI와 협업하면서 자신만의 논리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문 총장과 일문일답.
-대한제국 황실 후손과 협력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3월 고종 황제 증손자인 이준(65) 황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의친왕 기념사업회’와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의친왕 예복을 비롯한 대한제국 유품 28점을 교내 박물관에 전시하고 대한제국의 궁중 문화 유산을 활용한 한류 콘텐츠와 굿즈를 제작할 계획이다. 부탄 국무총리와 현지 왕실 후손이 학교를 방문하는데 이를 계기로 각국 왕립학교와 협력도 늘려갈 계획이다. 숙명여대는 우리나라 최초 민족 여성 사학이라는 자긍심이 크다. 을사늑약(1905년) 직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황실에서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고 여성 교육을 시작한 그 정신을 잊지 않으려는 것이다.”
-다른 120주년 기념 사업은.
“대강당 신축과 과학관·중앙도서관 증축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한 동문 모금 행사도 활발히 하고 있다.
-AI 시대, 대학가에선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퍼지는 등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생성형 AI로 인한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AI를 무조건 쓰지 말라고 해선 안 된다. AI를 활용하되, AI로 바로 답을 찾을 수 없는 교육을 해야 한다. 총장 취임 후 TF(태스크포스)를 꾸려 AI 시대 교육 방식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학생들에게 AI가 하지 못할 ‘경험’을 많이 하게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학기에 전교생 필수 교양 과목으로 ‘AI 시대의 사고와 의사소통’이라는 제목의 토론 수업을 신설했고, 오는 10월에는 학생과 AI가 한 팀을 이뤄 토론 대결을 벌이는 ‘AI 독서 토론 대회(가칭)’도 개최한다.”
-‘AI 토론 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
“학생 2명과 생성형 AI가 한 팀을 이뤄 상대 조와 대결을 하는 방식이다. 특정 주제를 두고 학생과 AI가 머리를 맞대고 논지를 세우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방식은 논의 중이지만, AI와 협력하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 사람이 상대편 AI와 토론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 토론 수업과 토론 대회 모두 AI의 답변을 참고하되 최종 결과물은 사람이 내도록 할 것이다.”
-왜 토론을 강조하나.
“AI가 바로 답을 찾아주는 시대에 과거에 만들어진 지식을 달달 외우는 기존 교육은 한계가 왔다. 토론이야말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자신만의 지식, 관점을 길러줄 교육 방법이다.”
-최근 대학생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학생들이 긴 글을 읽고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경험도 줄고 있다. 숙명여대는 2002년부터 매년 토론 대회를 열고 있는데 앞으로 책을 읽고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취지의 행사를 더 늘려갈 생각이다.”
-지난 3월 외국인에게 한류를 가르치는 ‘한류국제대학’을 열었다.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 중동 등 12국 219명의 해외 학생이 모였다. K팝, 음식, 뷰티 등 분야별로 국내 대표 기업들과 협업해 현장 중심의 한류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문시연은 누구
1988년 숙명여대 불문과 졸업 후 파리 제3대학교(소르본누벨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에 부임해 학교 한국문화교류원장, 중앙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다. 2024년 9월 숙명여대 제21대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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