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 교황, 불법이민자 출신 주교 임명
엘살바도르 출생, 車에 숨어 입국

이란전을 비판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골적인 공격을 받아 온 교황 레오 14세가 불법 이민자 출신 사제를 미 웨스트버지니아주(州) 담당 주교로 승진 임명했다.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으로 트럼프와 대립해 온 레오 14세가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를 한 것이다.
AP 등에 따르면 교황은 그동안 워싱턴 DC 보좌 주교를 맡아 온 에벨리오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55)를 웨스트버지니아를 담당하는 휠링-찰스턴 교구의 교구장 주교로 임명했다. 엘살바도르에서 태어난 멘히바르 주교는 내전을 피해 1990년에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이민자 출신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0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그는 2023년 미국 최초의 엘살바도르 출생 주교가 됐으며,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자동차 트렁크에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한 전력이 있고, 청소부와 건설 노동자 등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그가 인구의 90% 이상이 백인으로 분류되는 웨스트버지니아를 담당하게 됐다.

교황은 또 이날 ‘흑인들의 하버드’로 불리는 미국 하워드대 교목이었던 로버트 복시 3세(46) 신부를 워싱턴 DC 보좌 주교로 승진 임명했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인 그는 그동안 트럼프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공격을 “비미국적” “비기독교적”이라며 맹렬히 비판해 왔다.
트럼프와 교황의 갈등은 지난 2월 이란전 발발 이후 첨예해졌다. 지난해 즉위 이후 줄곧 트럼프 행정부의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교황은 올해 부활절을 앞두고 “신은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고 거절하신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오는 7월 4일 미국 건국 250주년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번 주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AFP 보도가 나오면서, 양측 관계가 완화 국면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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