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외식 물가… ‘가성비 뷔페’로 몰린다

이영관 기자 2026. 5. 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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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불황형 업종’

국내 식음료 유통 시장에서 뷔페가 뜨고 있다. 삼겹살 1인분,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에 육박하는 고물가 상황이 식사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한 가성비 뷔페의 매력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뷔페는 2020년 이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업체들은 매장 숫자가 반 토막 나는 등 고전했다. 그런데 고물가가 ‘불황형 업종’인 뷔페의 인기를 되살리면서 기존 업체들은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고, 급식 업체나 고급 레스토랑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급식업체 아워홈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에 문을 연 뷔페 매장 ‘테이크’에서 고객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곳에서 100여 m 거리에 위치한 업계 1위 뷔페 ‘애슐리퀸즈’ 매장과 경쟁에 나선 것이다. /아워홈
그래픽=이진영

◇급식 업체, 백화점까지 진출

매장 수 120곳으로 국내 뷔페 업계 1위인 이랜드이츠는 올해에만 대표 브랜드 애슐리퀸즈 매장 5곳을 새로 열었다. 2020년 이전 100개가 넘었던 매장은 코로나 시기인 2022년 59개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 코로나 이전을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빕스도 2022년 25곳이던 매장이 지금은 35곳으로 늘었다.

새로 뷔페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고 있다. 급식 업체 아워홈은 뷔페 브랜드 ‘테이크’의 첫 매장을 지난 1일 서울 종로에 열었다. 평일 점심이 2만3900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급식 사업을 하는 만큼 식자재 공급 원가와 신선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오픈 첫날 30팀 넘게 줄을 섰고 어린이날까지 점심 예약이 모두 찬 상태”라고 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지난달 경기도 광명에 한식 뷔페 ‘복주걱’ 2호점을 내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평일 점심 가격 1만5900원에 50여 한식 메뉴를 제공하는 가성비가 핵심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백화점 내 이탈리아 레스토랑 ‘이탈리’ 매장 두 곳을 올 초부터 월 1~2회 뷔페로 운영하고 있다. 평일 저녁 가격은 3만9000원으로, 단품 음식 1~2개 가격에 피자, 파스타 등 30여 메뉴를 모두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저녁엔 와인과 생맥주도 무제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뷔페로 운영하는 날 매출이 평상시의 두 배가 넘는다”며 “뷔페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존 업체들은 시장 수성을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최근 한식 뷔페 브랜드 ‘자연별곡’의 가격을 기존 1만9900원(평일 점심 기준)에서 1만2900원으로 낮춘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나물 반찬과 솥밥 등 기본 한식 메뉴에 집중하고 고등어구이(3000원), 떡갈비·제육볶음(5000원) 등 메인 메뉴는 추가 주문을 받는 식이다. 올 1월 야탑점에 이어 지난달 평촌점도 이런 식으로 재단장했다.

◇대형 쇼핑몰도 ‘뷔페 모시기’

백화점·아웃렛 같은 대형 쇼핑 시설도 뷔페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최근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에 처음으로 뷔페 매장을 입점시켰다. 올 1월 시흥에, 지난달에는 부산에 애슐리퀸즈를 연 것이다. 롯데몰·아웃렛에 입점한 뷔페 매장도 1년 새 70%가량 늘어 현재 10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뷔페는 고객 방문을 유도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이점이 있다”며 “뷔페 업체들도 대형 쇼핑 시설에 입점하면 유동 인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고 했다.

업계에선 고물가 속 뷔페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외식 물가 지수는 127.28로, 지난 2020년(100) 대비 27% 안팎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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