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만에 ‘빨간 날’…엇갈린 노동절 풍경, 도심·공원으로 나들이,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
쇼핑객·나들이객들로 북적
택배기사·관리인 등 일터로
자영업자 인건비 증가 애로
울산 민노총, 노동절 집회도



63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5월1일)을 맞아 울산 도심은 모처럼 휴식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특수고용직 등 일부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터를 떠나지 못해 '휴일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1일 중구 성남동과 남구 삼산동 일대 상권, 태화강국가정원과 인근 공원 등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쇼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 자녀와 함께 외출한 시민들은 "평일과 다르게 마음 놓고 쉴 수 있어 좋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공휴일을 보내는 느낌"이라며 달라진 노동절 풍경을 반겼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모두에게 적용된 것은 아니다. 택배·배달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법정공휴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터로 향했다.
택배기사 정모(32)씨는 "하루라도 쉬면 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다"며 "공휴일이 늘었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남의 일"이라고 털어놨다.
감시·단속직 근로자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울주군 범서읍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강모(66)씨는 노동절 당일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근무를 이어갔다.
강씨는 "교대근무라 평소처럼 출근하라는 통보만 받았고, 수당과 관련한 별도 안내도 없었다"며 "연장근로 개념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년과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적지 않다. 남구 달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4)씨는 "노동절이 유급휴일로 적용되면서 아르바이트생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법정공휴일 지정으로 일부 노동자들은 휴식을 보장받게 됐지만, 특수고용직과 감시·단속직 등은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형식적인 공휴일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시청 남문 일대에서 약 2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절 집회를 열고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와 장시간 노동 개선,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특수고용 노동자의 처참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싸우겠다"며 "모든 노동자가 노동 기본권을 보장받는 나라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