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항내 불명확한 유도선 혼란 가중

김은정 기자 2026. 5. 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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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도로 아닌 ‘잡종지’
차선정비·교통시설 제약
차량흐름 유도 안내 미흡
동구, 교통환경개선 추진
▲ 울산 동구 방어진항내 도로 구조와 안내 표시가 엇갈리면서 차량들이 임의로 진로를 선택하고, 좁은 구간에서 합류가 반복되는 등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진입금지 표지가 있는 방향으로 차량들이 교행하는 모습.
울산 방어진항 일대에 차량이 몰리면서 항내 곳곳에서 교통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복잡한 구조와 불명확한 유도선으로 차량 흐름이 엇갈리면서 항내 교통 관리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1일 찾은 방어진항 내 진입도로. 관광객 차량이 몰리며 초입부터 흐름이 더뎠다. 문제는 항 안으로 들어선 직후 심해졌다. 중진2길을 따라 항으로 진입하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수협 냉동창고 등 방면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왼쪽, 방어진활어센터 등을 찾는 차량은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차량 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안내장치는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수협 냉동창고 방면 차량들도 대부분 넓은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진입 직후 길을 잘못 든 것을 알아차린 차량들이 회전교차로처럼 형성된 천재동 예술쉼터를 돌아 빠져나오지만 이 과정에서 직진하는 차량과 추돌할 위험이 높아보였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량은 다시 분홍색 유도선을 따라 안쪽 상가 방면 도로로 진입해야 하지만, 대부분 넓은 항 방향 진입로로 접어든다. '작업차량 외 진입금지' 표지가 바닥에 표시돼 있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극히 드문 편이다.

주차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진입한 차량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부분 항 방향의 진입금지 구간으로 망설임 없이 들어섰다가 뒤늦게 표지를 확인하고 잠시 멈칫하거나, 급히 속도를 내 구간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이어졌다.

여기에 항 특성상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는 점도 혼잡을 키운다. 상인과 관광객, 자전거와 오토바이, 일시정차 차량까지 뒤엉키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근 상인 이모(70)씨는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알아서 잘 피하지만 처음 온 사람들은 근처를 몇 바퀴 돌다가 길을 묻는다"며 "주말이나 연휴는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선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방어진항 내 상당수 공간은 차량이 통행하고 있지만 법적 도로가 아닌 '잡종지'로 분류돼 있어 차선 정비나 교통시설 설치에 제약이 따른다. 이로 인해 중앙선 등의 개념도 없고 바닥에 설치된 '작업차량 외 진입금지' 표지도 강제력이 없는 안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방문객 증가에 따른 항내 교통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도로 체계 정비와 실효성 있는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구 관계자는 "혼잡 완화를 위해 설치한 유도선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노후화되면서 가시성이 떨어져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해 해양수산부 국가지원사업 건의 과정에서 차선 도색을 포함한 교통 환경 개선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