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로 돌아간 쿠싱 '3이닝 SV' 시도…에르난데스·문동주 나비효과 벌써 번졌다 [MD대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가 잭 쿠싱에게 3이닝 세이브를 맡겼지만 실패했다. 투수 기용은 결과론이지만, 쿠싱에게 긴 이닝을 맡길 수밖에 없던 이유는 유추할 수 있다. 윌켈 에르난데스와 문동주의 부상이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한화는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삼연전 3차전에서 6-7로 패했다.
경기를 돌아보기에 앞서 1, 2차전을 살펴봐야 한다. 1일 1차전 선발 에르난데스는 5회를 마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에르난데스의 투구 수는 62개. 완투 완봉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에 덜미를 잡혀 급하게 불펜진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4이닝을 박상원(⅓이닝 2실점)-정우주(0이닝 무실점)-조동욱(1⅓이닝 1실점)-김종수(⅓이닝 1실점)-쿠싱(1이닝 무실점)이 나눠 던졌다.
2일 2차전이 결정타였다. 선발 문동주는 15구를 던진 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잡은 아웃 카운트는 단 2개.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사고가 터진 것. 권민규(⅓이닝 무실점)-정우주(1⅔이닝 1실점)-이민우(1⅔이닝 무실점)-조동욱(⅔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무실점)-윤산흠(1이닝 무실점)-주현상(1이닝 무실점)-원종혁(1이닝 무실점)이 8⅓이닝을 책임졌다.


3차전 선발 왕옌청은 한화에서 페이스가 가장 좋은 투수다. 이날 전까지 2승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었다. 다만 긴 이닝보다는 최소 실점에 방점이 찍히는 투수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은 4월 4일 두산 베어스전 6⅓이닝. 3차전 역시 불펜 부담이 예상됐다.
여기에 선수들의 연투와 대체 선발까지 고려해야 했다. 일단 박상원, 정우주, 조동욱이 연투했다. 결과도 썩 좋지 않았기에 3연투를 각오하기란 쉽지 않았다. 또한 김경문 감독은 강건우, 박준영, 정우주를 대체 선발로 기용한다고 했다. 선발로 예고한 선수들을 불펜으로 집어넣기도 쉽지 않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돌입한 3차전. 왕옌청은 5이닝을 먹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6회는 윤산흠이 막았다. 7회초 한화는 허인서의 솔로 홈런으로 4-3 리드를 잡았다. 김경문 감독은 7회말 가장 강한 카드인 쿠싱을 내보냈다. 쿠싱은 7회 1점을 내주긴 했으나 8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화 타선은 8회초 2점을 냈다.

2점 차 리드를 안고 9회말이 시작됐다. 김경문 감독은 쿠싱을 밀어붙였다. 다른 카드를 따져보면 주현상, 김종수 정도를 고려할 수 있었을 터. 원종혁과 권민규에게 클러치 상황을 맡기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주현상은 지난 시즌 부진했고, 최근 1군에 콜업됐다. 김종수는 1차전 박승규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맞았다. 남은 카드는 이민우인데 올해 왼손 타자에게 0.375로 약했다. 하필 삼성은 좌타 라인이 줄줄이 나오는 타순.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쿠싱은 김지찬,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르윈 디아즈에게 끝내기 스리런을 허용했다. 한화는 6-7로 패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다. 쿠싱이 막았다면 김경문 감독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다만 김경문 감독은 애초에 선택지가 매우 좁혀진 상태에서 투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한화 패배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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