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칼럼] 격변의 시대, 커지는 중견국 연대론
美, 자국 이익 위해 규범 이탈
동맹 관계 변화… 新연대 절실
韓, 濠 등 중견국과 협력 필요
지난달 중순, 튀르키예 정부가 15년째 주최해 온 다자간 국제회의 ‘안탈리아 외교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를 보도한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10여개국 정상을 포함한 외교관들이 참석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전쟁 등의 국제 정세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한다. 회의를 주관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의 글로벌 정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및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보이듯이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강조하고,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 간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연장선상에서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회의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파키스탄의 카운터파트들과 별도 회의를 갖고, 국제 정세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축으로 발전시켜 온 일본에서도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무성 사무차관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인 오카노 마사타카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지난 2월, 포린 어페어스에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 기반의 무역정책을 강행하고,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 증대를 요구하고,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들에서 탈퇴하는 양상들이 미국 자신이 건설한 체계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현상에 직면하여 그는 일본으로서도 전략적 자율성의 외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서, 한국, 아세안 국가들, 호주, 인도, 캐나다 등과의 협력 심화 필요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중시해 온 국가들에서 새롭게 중견국 연대를 모색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유사한 입장에 처한 한국에도 유의해야 할 외교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한국으로서는 관세 인상이나 대미 투자 압박 등 트럼프 행정부가 취하는 대외정책이 그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결코 경시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말 이후 공표된 국가안보전략서나 국가방위전략서 등에서 표명했듯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정된 세력균형과 북핵 위협 억제의 목표를 공유하면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지원하는 동맹 차원에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그간 구축해 온 중견국 네트워크들, 예컨대 믹타(MIKTA) 회원국들이나 유엔사 회원국들과의 협력관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정학적 질서의 격변과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의 심화와 중견국 연대의 쇄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한국형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하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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