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이끈 성장, 플랫폼이 만든 비용 [동십자각]

김연하 기자 2026. 5. 3. 23: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무신사와 CJ올리브영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면서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패션·뷰티 산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백화점과 리테일 등의 영향을 크게 받던 패션과 뷰티 산업은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플랫폼화하면서 특정 플랫폼이 브랜드의 성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여기에 K뷰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결합되면서 올리브영은 이제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를 홍보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연하 생활산업부 차장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무신사와 CJ올리브영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면서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패션·뷰티 산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백화점과 리테일 등의 영향을 크게 받던 패션과 뷰티 산업은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플랫폼화하면서 특정 플랫폼이 브랜드의 성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뷰티에서는 올리브영이 대표적이다. 신생 브랜드는 물론 대형 브랜드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올리브영 입점이 사실상 필수로 여겨진다. 여기에 K뷰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결합되면서 올리브영은 이제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를 홍보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패션도 다르지 않다. 무신사 역시 판매 채널을 넘어 패션 브랜드의 유통·마케팅·노출을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무신사 입점 여부, 무신사 메인 페이지에 얼마나 노출되느냐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매출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진입 비용’이다. 과거에는 제품의 경쟁력이 브랜드의 성패를 갈랐다면 지금은 플랫폼 입점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됐다. 최근 뷰티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올리브영의 미국 매장 입점 조건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미국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올리브영은 일부 브랜드에 최대 70% 수준의 실질 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리브영은 이미 국내에서도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미국 매장 입점에는 더 높은 비율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말 공정위가 발표한 대형 유통 업체 판매 수수료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실질 수수료율은 2024년 기준 오프라인 27%, 온라인몰 23.52%로 업계 평균인 15.12%와 9.96%를 크게 웃돌았다.

플랫폼이 시장을 키운 것은 분명하다. 패션과 뷰티 모두 플랫폼을 통해 빠른 성장과 브랜드 확장이 가능했다. 올리브영이 K뷰티를 글로벌로 확산시킨 주역이자 국내 중소 브랜드의 성장을 이끈 핵심 채널로 평가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플랫폼의 역할과 기능이 커지면서 요구하는 비용이 높아지는 것도 일견 자연스럽다.

문제는 이 같은 공룡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이 브랜드의 선택이 아닌 사실상 필수가 됐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개별 경쟁력이 아닌 플랫폼의 배분에 따라 성장이 좌우되면서 브랜드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고 산업의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

우리는 이미 유사한 사례를 목격했다. 배달 플랫폼을 둘러싼 수수료 갈등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이 배달 시장을 키웠지만 동시에 그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비용을 둘러싼 갈등도 장기화되고 있다. 패션과 뷰티 산업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