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아세안 “중동 여파, 역내 금융안정 중요”…CMIM 외환보유액 인정 협의 진전

사마르칸트=김혜란 기자 2026. 5. 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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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과 아세안(ASEAN) 경제수장들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대응해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대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들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 제고에 공감하고, 납입자본(PIC) 기반 재원 구조로의 전환 로드맵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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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라칸트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재경부

한중일과 아세안(ASEAN) 경제수장들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대응해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구조 개편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3일(현지 시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9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며 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유상대 부총재가 회의에 참석했다. 고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 글로벌 금융 긴축,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병존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이 같은 대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들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 제고에 공감하고, 납입자본(PIC) 기반 재원 구조로의 전환 로드맵을 승인했다. PIC 방식은 회원국이 사전에 자본금을 납입해 위기 발생 시 자금 지원의 신속성과 확실성을 높이는 구조로, 현재 약정 중심의 CMIM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실제 논의는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룬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PIC 전환은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사안”이라며 “법인 설립을 위한 4대 원칙 가운데 3개는 이미 합의됐고, 나머지 지배구조 관련 원칙도 조속한 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합의된 원칙은 △회원국으로부터 독립된 법인 구조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 및 인력 확보 △감시와 대출 기능 간의 효과적 조정 등이다. 다만 의사결정 체계와 감독 구조를 포함한 ‘건전한 지배구조’ 원칙은 국가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번 개편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유사한 형태의 지역 금융안전망 구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행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PIC 실무그룹(TWG)은 납입 자본을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술적 요건을 IMF와 협의 중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인정과 관련한 IMF와의 논의에서도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중동 사태로 역내 금융안전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PIC 전환은 신뢰성·가용성·대응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회원국들은 외생적 충격 발생 시 신속한 자금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신속금융프로그램(RFF)’의 조속한 발효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앙은행 고위급 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국경 간 결제 연결성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금융협력의 외연 역시 확대된다. 기존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를 주식과 파생상품 시장까지 포괄하는 ‘아시아 채권·금융시장 발전 이니셔티브(ABFMI)’로 확대 개편해 역내 자본시장 심화와 저축의 역내 순환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사마르칸트=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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