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쟁점 돋보기] 메가시티 vs 행정통합

이지혜 2026. 5. 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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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남지사 후보 ‘광역 행정’ 목표 공감… 해법은 제각각

6·3 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들의 정책 공약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에서는 특히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을 두고 여야 후보가 해법을 달리하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야 시도지사 후보들은 광역 행정을 통해 국비·인프라를 확보하고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벗어나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원론적 목표는 공감했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향을 두고는 그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진보당 전희영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각 후보 캠프/

김경수 ‘메가시티 실현’

“李 정부 지원 담을 그릇 만들어야
광역교통망 연결이 첫 핵심 전략”

박완수 ‘행정통합 추진’

재정 운용 자율성 등 특별법 제정
주민투표·통합 단체장 선출 제시

전희영 ‘일자리 통합’

공동전략 수립·주민자치 강화 제안
수도권 기업 본사 지역 이전 강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오른쪽)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김경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김경수 후보 캠프/

◇김경수 “정부지원 담을 그릇 먼저… 메가시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구상은 별도의 특별법 제정 없이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라 특별지방자치단체 형태의 부울경 메가시티를 설립해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파격적 지원을 담을 그릇을 만들자는 것이다. 행정통합까지는 시간과 과정이 소요되는 만큼 부울경 메가시티를 행정통합으로 가는 중간단계로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기존 지자체의 독립성은 유지하면서 교통, 산업, 물류 등 특정 분야에서 공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김 후보가 경남도지사 시절 추진하던 내용이다. 김 후보는 당시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야 한다며 도정 3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동남권 메가시티를 추진했다. 이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2개 이상의 지자체가 특별지자체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고 2021년 1월을 목표로 하는 부울경 광역특별연합 출범을 앞뒀다. 그러나 김 후보가 대선 여론조작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지사직을 상실하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메가시티 실현을 위한 첫 핵심전략은 광역교통망 연결이다. 경·부·울 거점 도시 간 이동불편을 해소하고 광역도로의 혼잡을 줄이고 대도시를 잇는 광역철도망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메가시티 추진 복원을 외친 김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1호 공약 역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메가시티 30분 생활권’이다.

김 후보는 이 같은 메가시티 추진이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 이후 정치적 이유로 무산됐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입장을 밝히고 “메가시티의 실체는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기로 했던 광역교통망 등 35조 원 규모의 지원이었다”며 “박 지사가 취임 직후 이를 좌초시키며 경남 청년들의 일자리와 미래 기회를 앗아갔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지방 주도 성장’ 정책에 따른 20조 원 규모의 행정통합 지원 기회까지 놓쳤다”며 박완수 도정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러한 구상을 부울경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달 14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함께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박완수(왼쪽 두 번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3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박완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도민이 주인 되는 시민선대위’ 발대식에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박완수 후보 캠프/

◇박완수 “실질적인 자치권 담긴 행정통합”=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주장하는 경남부산 행정통합은 실질적인 권한에 초점을 맞춘다. 중앙정부가 독점해 온 주요 인허가권과 관리권을 지역으로 대폭 가져오고 통합특별시가 조례를 통해 조직과 정원을 자율적으로 설계하는 등 독자적인 입법권을 행사해 ‘지방정부’ 수준의 자치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 후보는 그동안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 위상과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는 통합은 큰 의미가 없다”며 일관되게 실질적 자치권 확보 없는 행정통합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경남도가 제안한 통합 기본법 제정과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 원칙이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14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2028년 출범을 목표로 부산·경남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별법에는 △파격적인 재정 분권 △자치 입법 및 조직권 확보 △재정 운용의 자율성 극대화 △기업 유치 및 산업 육성의 전권 확보 △토지 이용 및 지역 개발권 회복 등을 담았다. 부칙에는 주민투표로 시도민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에 법안이 시행되도록 명시했다.

두 단체장은 지난 1월 말 부산신항에서 만나 올해 행정통합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2027년 통합 자치단체 권한과 책임을 담은 특별법 제정, 2028년 총선과 함께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해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단계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후 경남도를 비롯해 광역자치단체 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 소속 전국 6개 광역 지자체장들과 함께 통합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한 특별법 기본 틀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기본 틀에는 통합자치단체가 실제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재정분권과 자치입법권·조직권 확대 등 제도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김경수 후보가 주장하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실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부터 현재 시도 행정구역과 관할을 유지한 채 별도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옥상옥 행정체계’라고 지적했다. 특별지방자치단체를 하나 더 만들어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권한과 예산의 이양 없는, 이름만 특별한 메가시티라는 특별연합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가 지방선거에 나서며 메가시티 복원을 선언하자 박 지사는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의 실체가 특별자치단체 연합인지, 행정통합인지부터 모르겠다. 막연하게 메가시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도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대립각을 분명히했다.

진보당 전희영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일 진주 CU물류센터 앞에서 열린 ‘세계 노동절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전희영 후보 캠프/

◇전희영 “일자리 중심 행정통합… 활발한 논의 필요”= 진보당 전희영 경남도지사 후보는 일자리 중심의 행정통합을 강조한다. 균형발전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의회 위상이나 주민 정책 참여 보장 등 논의가 활발히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보당 부산울산경남 시도당은 지난 2월 부산과 경남이 2028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행정통합에 대해 “일자리 통합”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행정통합 합류와 함께 수도권 기업 본사의 과감한 지역 이전, 지역순환경제 전략을 통한 재화 유출 방지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울경 단체장 및 정당의 통합 선언과 동남권 경제 비전을 현실화하는 공동의 로드맵 추진 △부울경 일자리 공동전략 수립 △부울경 내 다핵 분권 및 주민자치 강화 △지역순환경제 전략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전 후보는 “경남은 돈 잘 버는 지역이지만 정작 도민의 개인 소득은 전국 꼴찌 수준”이라며 지역에서 생성된 이익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전 후보는 “수도권 기업 본사의 과감한 이전 없이는 불균형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 경남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초광역 행정체계로의 개편 방향에 대해 “부울경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면서 “통합의 방향이나 형태나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이 많이 부족했다. 특별광역단체장의 권한이 막강해지는 만큼 의회의 위상이나 주민들의 정책 참여 보장을 위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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