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내달 ‘인구 1000만명 제한’ 국민투표…유럽서 퍼지는 반이민 정책

백민정 기자 2026. 5. 3. 2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극우 정당 제안…찬성 절반 넘어
EU 자유 이동 협정 폐기 가능성
스웨덴은 시민권 취득 거주 기간
5년서 8년으로 늘리고 소급 적용

스위스에서 인구를 1000만명 이하로 제한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에서는 시민권 취득 요건을 대폭 강화한 법안이 기존 신청자까지 소급 적용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 반이민 기조가 제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에서는 다음달 14일(현지시간) 2050년까지 상주 인구를 1000만명 이하로 제한하는 국민발의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인구가 950만명을 넘을 경우 정부가 이민·난민·영주권 규제를 의무적으로 강화하도록 하고, 필요시 유럽연합(EU)과 맺은 자유이동 협정을 폐기할 수 있도록 했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스위스 인구는 약 910만명인데, 이 중 외국인이 27%에 달해 이번 국민투표는 사실상 외국인 추가 유입을 제한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인구 제한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스위스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인구 상한을 명시한 국가가 된다.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은 극우 성향의 스위스국민당이다. 이주민 차별과 배제를 제도화한다는 비판에도, 스위스 내 찬성 여론은 확산하고 있다. 스위스 여론조사기관 ‘리와스’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52%가 발의안에 찬성했고, 반대는 46%였다.

연방정부와 경제계, 주요 정당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음에도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 정서가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찬성 측은 임대료 급등과 공공서비스 부담 확대의 원인으로 이민자 증가를 지목했다. 반이민 여론은 스위스가 2008년 솅겐 조약에 가입한 이후 EU 내 이동이 급증한 데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르셀 데틀링 스위스국민당 대표는 지난달 16일 스위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에 “스위스 사람들이 중국의 토끼우리 같은 공간에서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주택 부족과 과도한 콘크리트 개발은 좌파와 환경단체도 우려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반면 스위스 정부와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수십억프랑 규모의 경제 생산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출생 상황에서 노동력 부족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도 반이민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스웨덴 자유보수 연립정부와 극우 성향 정당들은 지난달 29일 시민권 취득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 법에 따라 시민권 취득을 위한 최소 거주 기간은 기존 5년에서 8년으로 늘어난다. 스웨덴어·시민학 시험이 의무화됐고, 범죄 이력이나 부채 여부 등을 포함한 ‘질서 있고 명예로운 생활’ 요건도 강화됐다. 소급 적용 규정에 따라 이미 기존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해 시민권을 신청한 이들도 새 기준을 다시 충족해야 한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