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속 반도체 수출, 소폭 감소…‘슈퍼 사이클’ 꺾이나

메모리 수요 폭증·SSD 수출 최고
319억달러…역대 4월 최대 실적
추세 지속 땐 수출 일본 추월 전망
전달보단 줄어 정점 지났단 분석도
정부 “분기 효과 고려하면 호실적”
반도체 수출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두 달 연속 3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4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급증세를 이끌었고,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맞물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연간 수출에서 일본을 처음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AI 거품’ 논란과 함께 ‘슈퍼 사이클’이 정점을 찍고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3일 산업통상부가 매월 1일 발표하는 한국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18억9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16억6300만달러)보다 173.5% 증가한 것으로, 역대 4월 반도체 수출 실적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4월 시작한 ‘월 역대 최대 실적 경신 행진’도 13개월로 늘렸다.
산업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우려에도 AI 투자 확대로 인한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반도체 실적이 2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8% 늘어난 270억달러를, 시스템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늘어난 44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함께 AI 인프라 수요를 보여주는 품목인 SSD 수출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SSD 수출은 38억3600만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였던 지난 3월(31억9000만달러)보다 20.3% 증가했다. 기업용 SSD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주로 쓰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꺾이지 않을 경우 연간 수출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통상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연간 수출 격차는 290억1000만달러였는데, 이미 올해 1분기 한국이 300억달러를 더 많이 수출했다” 며 “AI 인프라 수요가 계속되면 충분히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한국 수출은 2199억달러, 일본은 1888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반도체 수출 실적은 전월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3월 반도체 수출 실적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선 328억27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는데 지난달 실적은 이보다 9억3200만달러 적었다. 소폭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AI 인프라에 지나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는 일명 ‘AI 거품’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지난 3월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는 일단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분기 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라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분기마다 실적 발표를 하기 때문에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업종이 일반적으로 3월과 4월 실적을 비교하면 4월이 많이 감소한다”며 “그럼에도 많이 줄지 않은 건 수요가 그만큼 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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