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흑두루미 부부애 감동…아픈 짝 지키기 위해 북상 미뤄

신건호 기자 2026. 5. 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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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까지 떠나야 하지만 4월까지 포착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한쌍이 아픈 짝을 지키고 북상하지 않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순천시 제공

순천만에서 발견된 흑두루미 한 쌍이 아픈 짝을 지키기 위해 북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흑두루미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겨울을 보낸 뒤 북쪽 번식지로 이동하는 대표적인 겨울철새지만 올해는 이동 시기를 넘겼음에도 두 마리가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다.

이번에 관찰된 개체 가운데 한 마리는 먹이활동 도중 논바닥에 주저앉는 시간이 늘어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으며 관찰자들은 건강이 좋지 않은 짝을 남겨둔 채 북상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

함께 이동해야 할 시기를 넘겼음에도 한 마리는 떠나지 못하고, 다른 한 마리는 끝까지 동행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자연 속 생명의 관계를 다시 보게 한다는 평가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순천시가 해수 소통을 통해 조성한 복원습지다.

해당 지역에는 어류와 게류 등 다양한 저서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철새의 먹이터 역할을 한다.

장거리 이동을 앞둔 시점에서 충분한 영양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면서 두 마리의 체류를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사례는 자연 생태계 복원의 효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이 조성한 환경이 야생 생물의 생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흑두루미 사례는 순천만이 생명이 머물고 회복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며 "시민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전해진 이번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도 이어지는 동행과 책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신건호 기자 gun7@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