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석유 수입 中기업 제재하자… 中 “따르지 말라” 금지령
하이예 등 5개사 미국 내 자산동결
이란환전소 3곳도 거래 전격 차단
中 에너지 수급·이란戰 돈줄 타격
시진핑에 종전 중재 역할 압박도
中 “부당한 역외적용… 국제법 위반”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자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약 열흘 뒤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국무부는 이란 석유제품 운송에 관여한 영국, 파나마, 홍콩 선적의 선박 및 선박관리 회사들도 제재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과 개인,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이들과 자금·물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도 제재를 받는다.
재무부는 이와 별도로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외환 거래를 중개하는 이란 환전소 3곳 등을 제재했는데, 이들은 위안화로 들어온 석유 판매 대금을 이란의 군사자금에 쓸 수 있도록 환전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중국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과 선박 및 해운사 수십 곳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제재 이행 금지령을 발령했다. 중국 상무부는 2일 “미국이 이란과의 석유 거래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에 제재를 한 것을 종합 평가한 결과, 부당한 역외 적용 상황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해당 5개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승인·집행·준수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제재는) 중국 기업이 제3국(지역) 및 그 국민·법인 혹은 기타 조직과 정상적인 경제·무역 활동을 영위하는 것을 부당하게 금지·제한한 것으로,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제재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전쟁 자금줄을 옥죄는 동시에, 이란 석유의 약 90%를 수입하는 중국의 에너지 수급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 이란을 동시에 겨냥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14∼15일)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교착 상태인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제재가 그 압박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3월 말∼4월 초 방중을 추진했으나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정을 5월 14∼15일로 연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양국 수백 명의 정부 관계자가 발언·의전·동선 등을 점검하며 막판 준비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미국 측은 경호·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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