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위험 산모' 받아줄 병상 없다…'출산' 위해 수백 킬로 달려
[앵커]
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던 임신부가 세 시간쯤 만에 헬기로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결국 태아가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날 세종에서도 고위험 임신부가 여섯 시간 만에 부산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지, 정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충남대병원 자료 화면 지난 1일 세종시에 사는 임신 26주 차 40대 임신부는 고혈압 증상을 느꼈습니다.
근처에 있는 세종충남대병원을 찾았지만 입원실에 자리가 없어 119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구급대원이 근처 대학병원 등 8곳에 전화를 돌렸지만 받아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119구급 상황센터가 전국 병원 52곳에 연락을 돌린 끝에, 200여 킬로미터 떨어진 부산의 한 병원에서 받아주기로 했습니다.
고혈압 환자를 헬기에 태울 수 없어 구급차로 이동하면서 6시간이 넘어서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날 저녁엔 29주 차 임신부가 충북 청주에서 부산으로 이송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30대 임신부는 고열이 나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에 입원했고 태아의 심박수가 떨어져 119에 신고했습니다.
41곳 병원에 연락을 돌렸고 헬기로 3시간 반 만에 부산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지만, 태아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상황은 달랐지만, 병원에서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습니다.
의료진이 없고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출산을 위해 수백 킬로미터 거리를 넘나드는 일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선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국내 여성 천명당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전국 평균 0.24명.
전문의 1명당 4천여 명을 맡고 있는 셈인데, 특히 충북과 세종은 5천5백 명이 넘습니다.
서울 등 5곳을 제외하면 12개 시도는 모두 평균 아래였습니다.
고령 등 고위험 산모가 늘고 있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계속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홍순철/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 수가는 공공의료로 통제하고 있고 법적 책임은 개인한테 물리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어요. 이건 의사 수를 아무리 늘려도…]
정부는 '지역 의사제'를 대책으로 내놨지만 의료 현장에서 작동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이우재 영상편집 정다정 영상디자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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