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 나갔는데 어쩌다가…매출 반 토막 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무슨 일?

MZ세대 등산 열풍에 힘입어 아웃도어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네파는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 확대로 나홀로 역주행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파의 지난해 매출은 28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줄었다. 2022년 이후 4년 연속 감소다. 영업손실은 21억 원으로 전년(7억6000만 원)보다 174% 불어났다. 노스페이스가 2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통계를 보면 지난 겨울 시즌(지난해 12월~올해 2월) 전체 패션 소비액은 21조143억 원으로, 이 중 아웃도어 구매액은 2조52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5% 늘며 전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캐주얼복(18.6%)과 스포츠의류(8.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네파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인수금융(LBO) 구조가 꼽힌다. MBK는 2013년 티비홀딩스(SPC)를 통해 네파 지분 94.2%를 약 9970억 원에 사들이면서 인수자금의 절반가량인 4800억 원을 차입으로 조달했다. 이후 티비홀딩스와 네파를 합병해 해당 부채를 고스란히 네파로 이전했다. 2023년까지 네파가 부담한 이자 비용만 2708억 원에 달한다.
인수 직후 연매출 4700억 원에 영업이익 1000억 원을 웃돌던 네파는 합병 다음 해인 2015년부터 300억 원대 순손실로 돌아섰다. 매년 300억 원 안팎의 이자를 내야 하는 구조에서 마케팅·제품 혁신 투자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MBK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챙긴 배당금은 833억 원이다.
재무 상태도 한계에 근접해 있다. 인수 당시 34%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575%로 치솟았다. 경쟁 브랜드인 K2·아이더로부터 주식과 상표권을 담보로 1800억 원(연이자율 7.5%)을 빌리는 이례적 상황까지 벌어졌고, 롯데카드·JB우리캐피탈에서 매출채권을 담보로 216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브랜드 가치를 반영하는 영업권은 인수 시점 4198억 원에서 지난해 153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홈플러스 사태의 재판으로 본다. 지속적인 이자 부담과 재무 압박이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공격적 마케팅이나 제품 혁신에 나서기 어렵고, 결국 시장이 반등하는 국면에서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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