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7개월 남았는데…바이낸스 거래·에어드롭 기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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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 거래 추적과 취득가액 산정 등 핵심 과세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실하게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세금을 내는데 자산을 해외로 옮겨 거래하는 투자자는 과세망 밖에 놓일 수 있다"며 "제도가 오히려 성실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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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 거래 추적과 취득가액 산정 등 핵심 과세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원화거래소 이용자만 세 부담을 지고 해외 플랫폼 이용자는 과세망을 피하는 '역차별'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3일 가상자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한 수익에 대해 소득세 20%, 지방소득세 2%를 합한 22% 세율이 적용된다. 첫 신고는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이뤄질 예정이다.
국세청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거래소로부터 거래 자료를 받아 과세 기반을 마련하고 홈택스 연계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도 긴급 공고했다.
문제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활용한 거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화거래소 거래 내역은 비교적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나 메타마스크 같은 개인 지갑(콜드월렛 포함)으로 자산을 옮긴 뒤 거래할 경우 실질적인 추적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성실하게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세금을 내는데 자산을 해외로 옮겨 거래하는 투자자는 과세망 밖에 놓일 수 있다"며 "제도가 오히려 성실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해외 거래 정보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 교수는 "내국인은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에도 과세 대상이 되지만 문제는 내국인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했을 때 명확히 포착할 수 있느냐"라며 "현재 구조상 납세자가 스스로 신고하는 방식인데 제대로 신고됐는지 검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해 국가 간 거래 정보를 공유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작동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해외 거래소가 민간 기업인 만큼 각국 정부 요청에 어느 수준까지 협조할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취득가액 산정 문제도 남아 있다. 여러 시점에 서로 다른 가격으로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일부만 매도했을 경우 어떤 가격을 취득원가로 볼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총평균법 적용 방침을 제시했지만 세부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과거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뒤 개인 지갑에 보관하던 코인을 내년 이후 국내 거래소로 옮겨 매도할 경우, 투자자가 과거 매입 가격을 입증하지 못하면 과세 기준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납세자에게 과도한 입증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 등 무상으로 취득한 가상자산의 과세 기준 역시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취득가액을 0원으로 볼지, 취득 시점의 시가를 반영할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수차례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가 여전히 준비 부족 상태에서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세무 전문가는 "과세 당국은 시행 후 보완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세표준과 신고 방식이 명확해야 예측 가능성이 생긴다"며 "시행령과 세부 지침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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