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천을 '매표'로 아는 예비후보들

지방선거 시즌이 오면 거리 곳곳은 원색 점퍼를 입은 후보들로 채워진다. 유권자에게 허리를 굽히지만, 정작 취재 현장에서 확인한 이들의 속내는 시민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27일 기준 선관위에 등록된 양주와 포천 지역 예비후보 55명 중 범죄 기록이 있는 이는 24명에 달한다. 후보자 10명 중 4명 이상(43.6%)이 전과를 보유한 채 '지역 일꾼'을 자처하는 셈이다. 높아진 민심의 눈높이와 달리, 후보자들의 도덕적 자만심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실제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한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특별당비를 많이 냈으니 공천권은 당연히 내 몫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정치를 봉사가 아닌 '금전적 투자'로 착각한 오판의 전형이었다. 당시 그에게 "정치를 돈으로 하려 하지 마라. 면접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정계를 떠나는 게 좋겠다"라고 직언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는 결국 컷오프됐다. 이번 6·3 지방선거 현장 역시 그때의 구태를 그대로 빼다 박았다.
일부 후보는 선관위에 공개된 자기 민낯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도덕적 흠결은 지우고 당선이라는 결과에만 몰두하는 행태다.
특히 당선 안정권인 '가' 번을 배정받기 위해 지지자들을 동원해 당을 압박하거나, 유권자들에게 공천 청원을 부탁하는 촌극까지 벌어진다. 이는 민의를 대변해야 할 후보자가 도리어 민의를 공천의 도구로 악용하는 행위다.
'현장에서' 본 지방선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의 장이 아니다. 권력욕에 가려진 후보를 가려내고, 정치를 '거래'가 아닌 '가치'로 정립하는 과정이다.
4년 전 특별당비로 권력을 사려 했던 어느 후보의 실패가 이번에도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광덕 경기본사 사회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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