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이대로 유지하면... 20년 뒤 다가오는 일들

정호진 2026. 5. 3. 18: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 지금] 초고령화 속 기초연금 재정 부담 전망
소득 하위 70% 기준 적정성 논란 커져
재정학회, 빈곤층 집중 지원 위한 개편안 제시
[지데일리] 급격히 늙어가는 사회의 그림자가 국가 재정 위로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하다면 불과 20여 년 뒤에는 이 제도가 정부 예산을 압박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할 시 20여 년 뒤 재정 부담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픽사베이

3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상엽 경상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기초연금 개편 방안 연구’ 논문을 통해 현행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재정학연구’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이 노인 빈곤 완화에 기여해 왔지만, 현재 구조로는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초연금 예산이 전체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08%에서 2048년 6.07%로 상승해 약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총생산 대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0.79%에서 1.70%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증가를 넘어 재정 구조 자체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의 핵심은 지급 기준과 방식에 있다. 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이 실제로 빈곤 노인을 충분히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6년 기준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단독 가구 기준 247만 원으로, 기준 중위소득의 96.3% 수준에 달한다. 반면 대표적인 빈곤 지원 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중위소득 50% 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기초연금 수급자 중 약 24.68%는 이미 중위소득 50%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지원이 절실하지 않은 계층까지 포함되면서 재정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 기초연금이 대상 범위가 넓고,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 금액을 지급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개편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20년에 걸쳐 지급 대상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최종적으로 소득 하위 50%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하위 30%에는 급여를 확대하고, 상위 구간으로 갈수록 지급액을 줄이는 차등 구조를 도입한다.

두 번째 방안은 중위소득 50% 이하에만 기준연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정 절감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세 번째 방안은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통합해 ‘노인 생계 급여’ 형태로 개편하는 것으로, 절대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도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각 방안은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갖는다. 첫 번째 안은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유리하고, 두 번째 안은 가장 강력한 재정 절감 효과를 보인다. 세 번째 안은 빈곤층에 대한 집중 지원과 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현실이 된 지금 기초연금 제도가 지속 가능한 복지 제도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