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월세 3곳 빼고 다 올라… 굳어지는 '월세민국' [이종배의 부동산산책]
월셋값 가파르게 올라 3월 역대 최고치
서울 절반 이상 월세 상승률 전세 앞질러
1년새 평균 13% 올라 송파는 36% 폭등
아파트 대체재 오피스텔 입주량 역대 최저
공급 절벽 겹치며 월세 상승세 지속될 듯
임대인 보유세 부담, 임차인 전가 우려

3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월간) 통계를 활용해 최근 1년(2025년 3월~2026년 3월)간 수도권 아파트 월세 지수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81곳(경기는 시·구 포함) 가운데 하락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96%인 78곳에서 월세 가격이 오른 것이다. 사실상 모든 지역인 셈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사기, 대출규제, 인식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보유세 인상 등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책들이 월세가격에 전이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14곳, 월세 > 전세 '역전'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를 보면 아파트 월세가격은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월세가격 지수 상승률이 전세가격을 앞지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5년 3월~2026년 3월 동안 아파트 월세가격은 5.15% 상승했다. 이 기간 전세가격은 5.07% 오르면서 월세 상승률이 전세를 추월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5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월세 > 전세'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한 예로 종로구의 경우 월세는 6.29% 오른 반면 전세는 2.98% 상승해 격차가 3.31%p까지 벌어졌다. 용산구도 전세 5.66%, 월세 8.15% 등 양 지표간 격차가 2.49%p에 달했다.
월세가격 지수 상승률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의 경우 1년간 송파구가 8.65% 올라 1위를 기록했다. 용산구도 8.15%로 8% 이상 뛰었다. 월세지수 가격이 5% 이상 오른 곳은 노원구(5.96%), 성북구(5.41%) 등 외곽지역을 포함해 절반가량이 12곳이다. 이 기간 서울서 월세 지수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은 중랑구로 1.83%를 기록했다.
월세 지수 상승은 경기와 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1년간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7.16%), 성남 수정구(6.87%), 성남 분당구(6.11%) 등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컸다.
일산 신도시가 위치한 고양시의 경우 이 기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76% 변동률을 기록했다. 일산 동구 -2.03%, 일산 서구 -1.19% 등을 보였다. 반면 월세가격은 고양시 1.22%, 일산 동구 0.36%, 일산 서구 0.69% 등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수도권 조사대상은 경기의 경우 시·구를 포함하면 81곳이다. 이 가운데 1년새 월세 가격이 하락한 곳은 여주시(-0.28%), 안성시(-0.62%), 이천시(-0.83%) 등 3곳에 불과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정부의 규제와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도 있지만 문제는 '월세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라며 "반면 공급은 절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 평균 월세가는 13.0% 상승
서울의 경우 단순 월세 지수 상승률이 아닌 실체 피부로 느끼는 월세는 상황이 더 심상치 않다. 체감 월세는 평균 월세가격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을 보면 지난 2025년 3월 135만2000원에서 올 3월에는 152만8000원으로 13.0% 올랐다. 평균 월세가격은 첫 공개된 지난 2015년 7월에는 90만9000원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1년 새 평균 월세가격이 30% 이상 오른 지역도 나왔다. 송파구의 경우 이 기간 154만4000원에서 210만1000원으로 36.1% 뛰었다. 뒤를 이어 서초구(상승률 23.0%), 강동구(19.9%), 용산구(19.9%), 동작구(17.6%), 광진구(15.6%) 등의 순을 기록했다.
서울 25개구 평균 월세 현황을 보면 올 3월 기준으로 가장 비싼 곳은 용산구로 271만원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성동구, 송파구 등도 평균 월세가격이 200만원을 넘는다,
이런 가운데 외곽지역도 1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성북구(평균 월세 130만1000원), 강북구(120만7000원), 은평구(112만9000원), 금천구(102만원) 등이 대표적 지역이다.
올 3월 기준으로 서울 평균 월세 가격 현황을 보면 25곳 가운데 200만원 이상 5곳, 180만원 이상 ~ 200만원 이하 2곳, 130만원 이상 ~ 180만원 이하 8곳, 130만원 이하 10곳 등이다. 이 가운데 평균 월세가 100만원 이하는 6곳에 불과하다. 관악구, 강서구, 구로구,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등이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최근 1년간 지수 상승률(5.15%) 보다 평균 가격 상승률(13.0%)이 서울의 경우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수요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월셋값 상승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아파트 월세 가격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파트 전월세 대체제인 오피스텔 공급 지표도 예사롭지 않다. 빌라 등 비 아파트 공급도 줄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아파트 쏠림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한 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량은 1만2950실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작년 3만8957실의 33% 수준이며, 지난 2019년 11만728실과 비교하면 88% 감소한 물량이다.
특히 서울지역은 지난해 4234실에서 올해 1700실, 2027년에는 1224실로 감소하고, 경기도 역시 작년 1만6982실에서 올해 3685실, 2027년 1580실로 급감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월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물량 감소에 따른 월셋값 상승이 더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임대인들의 세 부담을 보증금과 월세로 떠안는 등 임차인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박사는 "월세화는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며 "신축 공급은 기약 없는데 전월세 공급 물량을 줄이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고, 예정돼 있는 것이 한 예"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과거 보유세가 오를 때마다 월세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임대인들이 전세보다는 더 월세를 선호하고, 월셋값도 더 올려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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