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시작에도 비는 내렸다!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둘째날 이모저모

송진의 기자 2026. 5. 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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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리서 추억 선물, 바비큐·특별공연 등 행사 풍성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우산을 쓴 관람객들이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시범·조주현기자


“문명의 시작에도 비는 내렸을 테니까요, 당시 사람들의 날 것을 체험하기 위해 새벽부터 출발했습니다.”

제33회 연천 구석기 축제 둘째날인 2일, 새벽부터 비가 내려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축제를 찾은 시민들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저마다 우산과 우비를 챙겨 9시20분부터 오픈런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장관을 이뤘다.

입장 게이트부터 축제 본 무대까지 온 몸으로 관람객을 환영한 ‘웰컴 전곡리안’ 퍼포먼스는 비가 와도 계속 됐다. 선사 시대로 회귀하는 듯한 퍼포머들의 몸짓은 ‘이곳이 세계최대문화축제’임을 느끼게 하는 연천 구석기축제 만의 시그니처 공연이었다.

2일부터 연천군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33회 연천 구석기축제’에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3일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구석기 퍼포머들의 플래시몹을 관람하고 있다.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번 축제는 ‘문명을 문화로! 웰컴 투 연천’을 주제로 5일까지 열린다. 조주현기자


역시나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코너는 ‘구석기 바비큐’였다. 2일과 3일 양일간 특별히 마련된 ‘구석기 흑백 바비큐 미식전'은 500인분이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올해 처음 진행된 ‘세계 구석기 직소 퍼즐 챔피언십’도 눈길을 끌었다. 구석기를 테마로 한 500피스의 직소 퍼즐을 150분 안에 맞추는 경연으로 한 조각 한 조각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떠오르는 구석기 콘텐츠에 퍼즐 참가자들은 물론 시민들도 이목을 집중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우중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축제장을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로 마무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족 참가자들이 ‘전곡리안 서바이벌: 전곡 쌍코뿔이 레이스’에 참여해 쌍코뿔이 모형을 운반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구석기 사냥꾼 출몰?…30만 년 전 야생 본능 깨우는 ‘쌍코뿔이 레이스’
오후1시 피크닉마당 인근에서는 ‘전곡 쌍코뿔이 레이스’가 열려 이목 집중. 빗속에서 펼쳐진 이색 달리기 대회는 마치 구석기 시대 사냥꾼들이 거대한 쌍코뿔이를 사냥한 뒤 거친 들판을 내달리는 장면을 재현하듯 참가자들의 숨소리와 함성이 뒤섞이며 현장을 뜨겁게 달궈. 인터넷을 통해 사전 접수한 21개팀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대항전으로 펼쳐진 이번 레이스는 시작부터 긴장감 고조돼. 참가 가족들은 서로 호흡을 맞추며 미끄러운 잔디 광장을 박차고 나아갔고,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박수를 이끌어. 험난한 여정 뚫고 1,2,3등을 차지한 가족 전사들에게는 한우 등 푸짐한 상품 수여. 거친 자연속에서 살아남았던 선사인의 본능을 몸으로 느낀 참가자들은 “단순한 체험 넘어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 전해.

연천군 자치위원회에서 운영한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체험 및 시연을 보고 있다. 조혜정기자


○…연천군 자치위원회 총출동…사군자·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눈길’
올해로 33회를 맞는 ‘연천 구석기축제’는 세계적인 선사 축제인 동시에 지역민들의 자부심이기도 해. 연천군 내 10개 읍·면 자치위원회는 평소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해오던 서예·문인화·사군자·캘리그라피 등 부스를 열고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청산면 주민자치위원회 캘리그라피 체험 부스에선 평소 마음에 새기고 있던 문장이나 좌우명 등을 선착순 20명에게 무료로 써주기도. 신서면 주민자치위원회의 ‘사군자 및 수묵담채화 그리기’ 체험 부스에선 사군자 시연이 한창인 가운데 전곡읍에서 온 초등학생 이하나 양은 “검은색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해.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김병묵 셰프가 바비큐존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천 청산오이와 바비큐 시즈닝을 나눠주고 있다. 손종욱기자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신 조광효(만찢남), 김병묵(야키토리왕) 셰프가 구석기 바비큐 존에서 관람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주현기자

○…구석기에 흑백요리사가 떴다”…특제 시즈닝·오이 나눔 ‘인산인해’
3일 구석기 바비큐장에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신 조광효(만찢남), 김병묵(야키토리왕) 셰프가 등장해 관람객들의 호응 이끌어. 이날 축제 현장을 찾은 두 셰프는 직접 개발한 바비큐 시즈닝과 마라맛 시즈닝을 참가자 1명당 1개씩 무료로 나눠주며 ‘구석기 흑백 바비큐 대전’ 이벤트를 진행. 조 셰프는 연천 청산오이 작목반에서 갓 딴 신선한 청산오이를 직접 자르며 나눠주며 고기를 굽는 참가자들의 입맛을 한껏 돋워. 나눔 이벤트가 끝난 뒤 두 셰프는 숯불 연기가 자욱한 바비큐 존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고기 굽는 사람들에게 오이와 시즈닝을 나눠주고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타임을 가져. 인스타그램을 보고 서울 동대문구에서 아내, 자녀와 3명이 함께 축제장을 찾은 이경수씨(40)는 “셰프들이 나눠준 오이가 너무 맛있어서 아내와 함께 먹으려고 받아뒀다”며 환한 웃음꽃 피워. 참가자들은 화덕에서 고기를 구우며 셰프들의 마라맛 시즈닝을 현장에서 바로 뿌려 먹는 등 시각과 미각 모두 만족시키는 이색 바비큐 파티 만끽.

‘크라운해태 꾸석기 프렌즈 꼴라주’ 체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과자를 활용해 구석기 캐릭터를 조립하고 있다.조주현기자


○…달콤한 과자로 만드는 원시인…‘꾸석기 프렌즈 꼴라주’ 인기
‘크라운해태 꾸석기 프렌즈 꼴라주’ 체험 부스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 얻어. 하루 여섯 번 진행되는 이번 체험은 10팀씩 배정된 사전 예약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석 마감. 이날 부스에서는 버터와플, 칸츄리콘, 콘치, 버터링, 계란과자, 웨하스, 신쫄이 등 친숙한 크라운해태 과자 세트와 가위, 테이프, 유성매직, 초코펜, 물엿 등을 활용해 구석기 캐릭터를 조립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 가슴에 ‘선생님’ 이름표를 단 7명의 스태프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립 과정을 친절하게 도와주며 체험의 완성도 높여. 참가자들은 과자로 머리와 몸통을 만들고 초코펜으로 눈코입을 그리며 세상에 하나뿐인 달콤한 ‘꾸석기 프렌즈’ 완성. 남양주시에서 축제장을 찾은 최한비양(13)과 최성현(47)·김남희씨(47) 등 일가족은 “지난해에 와보고 재밌어서 올해도 사전 예약해 방문했다”며 “올해 처음 생긴 과자 체험인데 가격 대비 구성도 알차고,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즐거웠다”고 소감 전해.

안성에서 연천 구석기축제를 즐기러 온 백승훈·송은채 부부와 다둥이 네 남매. 송진의기자


○…다둥이도 구석기 홀릭…대가족도 즐기는 선사 체험
안성에 거주하는 백승훈씨 가족은 연천 구석기축제를 즐기기 위해 2일에 이어 3일에도 방문. 사랑하는 아내와 외할머니, 7세, 5세, 4세, 1세 등 네 남매를 몰고 다녀 관람객들의 애정어린 시선을 받아. 네 아이는 선사 체험에 빠져 잔디마당을 누비고, 부부는 그런 모습에 행복한 미소 띄어. 네 아이의 아버지 백승훈씨는 “다둥이 가족이다 보니 지금까지 많은 축제를 다녀보지는 못했다”며 “축제 마지막날 예정된 드론쇼와 불꽃쇼까지 알차게 즐기겠다”고 말해. 한편 다둥이 엄마 송은채씨는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편의시설도 다양했지만 어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나 이벤트는 드물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 드러내기도.

‘제1회 세계 구석기 직소 퍼즐 챔피언십’에서 참가자들이 ‘주먹도끼’가 그려진 500피스 퍼즐을 맞추고 있다.조주현기자


○…“구석기, 너무 어렵다”…극악 난이도 선보인 ‘제1회 세계 구석기 직소 퍼즐 챔피언십’ 
‘제1회 세계 구석기 직소 퍼즐 챔피언십’이 예상치 못한 극악 난이도로 참가자들 진땀을 빼.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된 ‘주먹도끼’가 그려진 500피스 퍼즐을 90분 안에 맞추는 경기로 시작했지만, 퍼즐의 난이도가 워낙 높아 30분이 지나자 포기하고 자리를 뜨는 참가자들 속출. 참가자들 고전이 이어지자 1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제한 시간 무제한으로 변경. ‘누구든 맞추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무제한 경쟁 체제 돌입. 85명으로 시작했던 대회는 48명만 남는 등 끈기를 시험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돼.

2시간3분 만에 류지혜씨(27·고양시)가 퍼즐을 완성하며 성인부 1등 차지. 이어 2시간5분에 성인부 2등이, 2시간11분에는 청소년부 1등이 탄생. 성인부 1등을 차지한 류씨는 “평소 5000피스짜리도 맞추고 아이패드로도 퍼즐을 맞출 정도로 즐기는데, 오랜 시간 긴장하고 집중하다 보니 힘들었다”면서도 “이왕 한 김에 1등을 해보고 싶다는 오기가 생겨 끝까지 버텼다”고 소감 전해. 우승 상품으로 30만원 상당 한우 세트를 받게 된 류씨는 “상품이 한우인 줄은 몰랐다. 당장 집에 가서 가족들과 구워 먹겠다”며 환한 웃음꽃 피워.

연천 구석기축제 현장 곳곳에 마련돼 있는 다회용기 반납 장소. 조혜정기자


○…다회용기 사용·철저한 분리배출…‘에코 프랜들리’ 실천한 구석기 축제
일회용품 사용과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은 축제 운영 중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어, 올해 연천 구석기축제는 일부 푸드코트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며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하는 등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호평. 다 쓴 다회용기는 축제 현장 곳곳에 비치돼 있는 수거존에 반납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환경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다는 평. 뿐만 아니라 일부 분리배출 존에 직원을 배치해 일반쓰레기·캔·플라스틱·음식물 쓰레기 등을 관람객이 직접, 정확하게 배출하도록 도와. 연천군 자원봉사회 및 자연보호협의회의 철저한 사전·사중·사후 관리로 그 어느때보다 깨끗한 축제 현장으로 관리돼.

송진의 기자 sju0418@kyeonggi.com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손종욱 인턴기자 hand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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