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미군 5000명 뺀 트럼프, 한국은?...감축보다는 '역할 재조정' 가능성

구현모 2026. 5. 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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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발언으로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이란 전쟁을 돕지 않는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표출한 데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주한미군을 감축하려 한 적이 있다.

유럽과 달리 한반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상존한 지역인 만큼 단기간 내에 주한미군을 감축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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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NDAA상 주한미군 수 2만8500명
표면적으론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 불만
실제론 해외 주둔 미군 '기동군' 재편 움직임도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3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발언으로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이란 전쟁을 돕지 않는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표출한 데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주한미군을 감축하려 한 적이 있다. 우리 정부는 3일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한미 간 안보 현안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가들은 당장 주한미군을 줄일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역할 재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한미군 숫자는 미국 국내법에 명시돼 있다. 미국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으로 유지해야 하고, 병력을 줄이려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거나 한국과 일본,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등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렇지 않고선 병력 감축에 국방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 유럽에 배치된 미군 병력도 마찬가지로 7만6,000명 밑으로 줄일 수 없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발언 이후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 중 5,000명을 6~12개월에 걸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독미군 3만6,000명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주독미군 감축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독일이 미국을 돕지 않은 것에 대한 사실상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에 수차례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하기 위한 군함 파견 등 요청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당시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주한미군을 빼내라"고 명령한 사실도 유명한 일화다.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이 강하게 반대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막았다.


주한미군 '신속 기동군' 형태로 재편 가능성

정부 안팎에선 이번 조치가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유럽과 달리 한반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상존한 지역인 만큼 단기간 내에 주한미군을 감축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많다. 미국이 올해 발표한 국방전략(NDS)에 중국 견제와 미국 본토 방위가 최우선 과제라고 명시되면서 주한미군이 북한보다 중국 견제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주한미군의 구조 및 역할 변화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외 주둔 미군을 붙박이 형태가 아닌 '신속 기동군'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내 안보 위협은 동맹국에 맡기고 미국은 유사시 중국 견제 등에 집중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최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한미 간 동맹 현대화 논의에 따라 대북 억제를 위한 지상군 중심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를 위해 해·공군 위주 전력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독일이 이란 전쟁을 돕지 않아서 미군을 빼는 것처럼 연출했지만 사실은 계획된 것"이라며 "미국이 대규모 지상군을 파견해 전쟁을 안 한 지 오래됐고 제한된 지원만 해주겠다는 뜻도 명확하다"고 말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현재 주한미군사령관은 4성 장군, 주일미군사령관은 3성 장군인데 주일미군 지위를 올리는 방식으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지휘 구조를 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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