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대 10개보다 권역별 3~5개 세계적 대학 육성 먼저”
교육·노동 관련 정부 부처 활동
‘교육불평등과 지역불균형’ 출간
국가인적자원위 재구조화 강조
교육에 연대기여금제도 도입도



“지역불균형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지역에 일자리가 부족한 핵심 원인 중 하나가 교육불평등으로 인한 인력 유출입니다.”
국립부경대학교 류장수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불균형과 교육불평등 사이의 밀접한 연결성을 파고들었다. 그는 “두 문제는 맞닿아 있다. 교육 불평등이 지역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지역불균형이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두 문제는 나쁜 방향으로 상승 작용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극주의가 고착화되면서 경제력과 좋은 일자리, 우수 인력이 모두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실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류 교수는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 한국직업능력연구원장, 최저임금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책 전문가다. 30여 년간 교육·인재·노동 정책 현장을 누빈 그가 최근 <교육불평등과 지역불균형>(산지니)을 펴냈다. 책을 통해 그는 양극화로 치닫는 한국 사회에 묵직한 경고를 던졌다.
류 교수의 시선은 지역 인재 유출에 꽂혔다. 그는 “소득불평등이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지는데, 지역 간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서울과 지역의 교육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역의 우수 인재들은 1·2차에 걸쳐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고등학교 마치고 서울의 대학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수도권의 좋은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교육불평등 문제를 시장에 맡겨 놓아선 안 된다. 정부가 정책 어젠다 순위를 높여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류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우선적으로 유명무실해진 ‘국가인적자원위원회’의 재구조화가 시급하다고 봤다. 노무현 정부시절 국가인적자원위의 설립과 첫 회의 과정을 지켜봤던 그는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인재 양성 기능과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국가인적자원위가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류 교수가 지역 인재 유출의 해법 중 하나로 제시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연대기여금제도 도입은 흥미로웠다. 연대기여금제도는 선수 영입 시 이적료의 일부를 해당 선수를 육성한 학교와 구단에 배분하는 제도다. 류 교수는 “인재를 채용한 기업이 그를 키워낸 학교와 지역사회에 일정 비율로 투자하거나 실질적인 기여가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정부 중심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력을 고용해 썼으면 인력을 양성한 학교와 지역에 상응하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대해서도 류 교수는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놨다. 그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취지는 좋은데 재원의 한계상 10개 지방대학에 고루 지원하다간 하향 평준화의 우려가 있다”면서 “3~5개의 거점국립대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우선 육성한 뒤 단계적으로 지원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또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지역에 서게 되면 주변 대학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방대 살리기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류 교수가 교육불평등과 지역 인재 양성에 천착하는 건 지역균형발전의 토대가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좋은 일자리가 지역에 있어야 하는데. 지역에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은 좋은 일자리 유치의 기본조건이라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