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미끼…불법사이트, 도박 통로 의혹

불법 웹툰 사이트들의 잇단 '자진 폐쇄'를 둘러싸고 범죄 회피 수단이라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창작자와 독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부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잇따라 운영을 중단하고 종적을 감췄다. 이 가운데 뉴토끼는 '자진 폐쇄'를 선언하며 "향후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쇄 선언 이후 복구 정황이 포착되면서 '위장 종료' 의혹이 커지고 있다. 뉴토끼 운영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서버 침해로 일부 페이지 변조와 악성코드 삽입이 발생했다"며 "복구와 보안 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메인 변경 계획은 없다"며 외부 추측을 부인했다.
운영 재개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복구 작업을 언급한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사 압박을 피하기 위한 '위장 폐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들 사이트가 단순 저작권 침해를 넘어선 범죄 거점으로 기능했다는 점이다.
이번 사안 역시 뉴토끼 사례처럼 불법 웹툰 플랫폼 다수가 도박 사이트와 연결됐고, 일부는 피싱 조직과도 연계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용자를 끌어들인 뒤 불법 광고와 외부 링크로 유도하는 구조로, 웹툰은 사실상 미끼에 불과했고 수익의 핵심은 2차 범죄에 있었다.
피해 규모는 이미 산업 전반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는 약 44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약 2조 1890억 원으로 추정된 국내 웹툰 산업 규모의 약 20%에 해당한다.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에서도 사업체의 35.7%가 '불법 복제 사이트에 따른 저작권 침해'를 가장 큰 경영 애로로 꼽았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정당한 수익은 차단됐고 작품은 무단 유통됐다. 서버가 해외에 있고 운영자가 익명 뒤에 숨는 구조 탓에 대응은 쉽지 않았다. 폐쇄와 재등장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법적 대응도 한계를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반복되는 '자진 폐쇄' 뒤에 숨은 실체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와 수사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정보 확보가 어려워 추적이 쉽지 않다"며 "URL 변경과 서버 이전을 반복해 수사를 피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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