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1004개에 담긴 마음…망포동 K스타태권도장 이주한 관장의 ‘따뜻한 교육’
“운동을 넘어 사람을 바르게 세우는 일”…관장의 교육 철학
인성·생활습관 중심 수련, 도장을 ‘작은 사회’로 만들어

지난 1월, 수원시 영통구 망포1동 행정복지센터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아이들의 손에는 라면 상자가 들려 있었다. 작은 손으로 하나씩 모았다. 모인 라면은 모두 1004개.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숫자였다.
'나눔이 희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 옆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물품을 바라봤다. 누군가에게는 한 끼가 될 이 라면이, 이들에게는 '처음으로 나눔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이 나눔의 출발점은 망포동에 있는 'K스타 태권도장'이었다. 도장 아이들은 한 달 동안 조금씩 마음을 보태 라면을 모았다. 1004개의 라면은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이들의 뜻깊은 활동을 이끈 이는 이주한 관장(36)이다. 그는 태권도를 신체 운동이 아닌 '사람을 빛나게 하는 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태권도 지도는 운동 지도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람을 성장시키며, 아름답게 빛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말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그는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했다. 하지만 태권도를 통해 몸과 함께 마음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특히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이 관장은 앞서 다른 지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할 때에도 수차례 아이들과 기부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태권도를 하면서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관장은 이후 엘리트 과정을 밟으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유아체육과 유아심리까지 별도로 공부했다. 아이를 이해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K스타 태권도장은 2024년 9월 문을 열었다. 현재 약 200명의 원생이 수련 중이다.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성'이다. '실력'보다 먼저다. 빠른 성장보다 올바른 성장을 강조한다.
"빨리 잘하는 것보다 천천히 가더라도 몸과 마음이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장에서는 기술 수련만큼 생활 습관 교육이 강조된다. 인사하기, 차례 지키기, 정리정돈 같은 기본적인 태도가 반복된다.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아이들은 솔직합니다.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태도와 자신감이 달라집니다."
그는 아이들이 도장에서 배운 변화가 가정과 학교로 이어지길 바란다. 실제로 아이들이 "집에서도 인사를 잘한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수련은 재미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체력 향상과 집중력 강화는 기본이다. 놀이형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주말에는 유아체육, 야외체험, 응급처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사회성 교육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단체 수련을 통해 협동심과 배려를 익힌다. 갈등 상황에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장을 하나의 작은 사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교육 철학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로 확장된다. 라면 기부가 그 연장선이다. 최근에도 K스타태권도장은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나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이주한 관장은 "아이들이 처음엔 어색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온기를 전하고 싶다는 한마음으로 모이게 돼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에게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간, 아이들에게는 즐겁게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겠다"며 "아이들이 도장을 찾으며 부르는 "관장님!"이라는 한마디가 늘 가슴에 와닿는다. 그 부름이 계속되는 한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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