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발 닿는 곳마다 수두룩…선 넘은 민폐 쓰레기 [지구, 뭐래?]
![[헤럴드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3991uybn.png)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길을 걷다 보면, 구석진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담배 연기. 그리고 바닥에 가득한 담배꽁초와 침 자국.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도시의 풍경 중 하나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입장 차이. 특히 건강까지 위협하는 간접흡연의 경우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담배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발명품’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담배를 만들고, 피우고, 버리는 모든 단계에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직접 체감하는 간접흡연을 넘어서, 기후변화를 가속하고 재난을 유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폐기 과정. 담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에 해당한다. 매년 약 4조개가 넘는 담배꽁초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반담배의 대체품으로 떠오른 전자담배, 담배를 피우는 데 사용되는 라이터까지 존재하는 흡연의 모든 요소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며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 해수욕장 주차장에 버려진 담배꽁초들 [제주클린보이즈클럽]](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4788cqjz.png)
그나마 지속해서 하락하던 흡연율. 전자담배 보급이 늘어나며, ‘제자리걸음’을 걷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기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
담배가 인류 건강을 넘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직시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복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담배꽁초’는 담배가 유발하는 환경 오염의 대표적인 예시로 여겨지고 있다. 어딜 가든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문제는 단순히 미관을 해치고, 길을 더럽게 하는 것을 넘어 ‘재난’과 오염, 기후변화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배수구’에 쌓여 있는 담배꽁초. 비가 오면 물이 빠져야 하는 구멍을 담배꽁초 쓰레기가 막으면서, 빗물이 빠지지 못하고, 넘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폭우가 쏟아지느 등 그 정도가 심각할 경우 침수로 인한 피해까지 유발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배수구가 나뭇가지나 토사보다 비닐·플라스틱류 쓰레기로 막힐 경우 도심 침수 피해가 3배 이상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5월 충남 당진 역시 괴물 폭우 당시 배수로가 쓰레기에 막히면서 고동색 빗물이 도로 위로 역류, 대규모 침수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서울 강남 침수 사고 당시에도 담배꽁초가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123RF]](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5475qess.jpg)
이게 끝이 아니다. 담배꽁초 대부분을 차지하는 필터는 ‘셀룰로스아세테이트’라는 물질로 돼 있다. 쉬운 말론 플라스틱‘ 재질의 일종이다.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는 건 곧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과 같다.
배수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담배꽁초는 흐르는 물을 따라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그 긴 과정에서 분해되며 수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무심코 땅에 버린 담배꽁초가 해양오염의 원인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한 해석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해산물의 뱃속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는 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이런 방식으로 물에 퍼진 미세플라스틱은 결국 생태계 먹이사슬을 타고 축적돼, 인간에게까지 돌아온다.
![생선 속에 들어 있는 각종 쓰레기.[인스타그램 갈무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5782pojf.png)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와 포틀랜드주립대학교 연구팀은 ‘바다에서 우리의 식탁까지’ 연구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오리건주 해안 지역에서 잡힌 해산물 182개체 중 약 180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 등 인위적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률은 무려 99% 수준에 달한다.
연구는 주로 소비되는 해산물을 위주로 진행됐다. 상당수가 실제 우리 밥상까지 올라오는 해산물이라는 얘기다. 이는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양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4조5000억개의 담배꽁초가 바다, 강, 거리, 토양, 해변 등을 오염시킨다고 추정하고 있다.
담배와 함께 사용되는 일회용 라이터의 경우도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다. 국내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라이터는 1년에 약 1억개 수준. 문제는 플라스틱, 금속 등 복합 재질로 이뤄져 있는데도, ‘분리배출’이 불가능하다는 것. 대부분은 그대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가득 쌓인 라이터 쓰레기.[헤럴드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6125tjoz.jpg)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약 1억9500만개의 일회용 라이터가 유통되고 있다. 해당 수치가 2000년 기준으로 조사된 것과, 최근 20년간 흡연율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현재 약 1억개가량의 라이터가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회용 제품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전 세계 라이터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50~60%가량이 일회용 제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분리가 가능하게 설계돼 있지 않다. 정부 또한 가스를 소진한 채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릴 것을 권고한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플라스틱 등 재질은 처리 과정에서 각종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소각될 경우, 유해가스를 배출해 대기오염을 일으킨다. 매립될 경우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토양이나 해양에 흘러 들어간다.
일회용 라이터라고 해서, 연료 충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회용 라이터의 연료는 ‘부탄가스’로, 하단에 가스 주입구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가스 리필 상품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라이터 자체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충전을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충전이 필요한 만큼, 연료를 소진하는 일도 많지 않다. 국내 흡연자 수와 연간 라이터 소비량을 고려하면, 1인당 연간 10~15개가량의 일회용 라이터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흡연량이 많더라도, 1년 안에 모두 소비하기는 힘든 개수. 대부분은 가스가 들어 있는 채로, 버려진다.
![라이터 폭발로 운전석 대시보드와 차량 앞 유리창 일부에 불에 타 그을린 모습.[제주동부소방서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6816ysvf.png)
가장 큰 문제는 일회용 라이터 쓰레기로 인한 ‘폭발’ 위험. 한국소비자원 실험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 라이터 제품 중 30.4%가 75도가량의 환경에서 1시간 이내에 폭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라이터를 소각하다가 폭발이 일어나는 사례도 있다. 지난 10월에도 충남 서산시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던 60대 남성이 라이터 폭발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 지난 2022년 3월 부산 강서구에서는 라이터가 폭발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갈수록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일회용 전자담배’ 또한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판매량만 1년에 약 2000만개에 이르는 상황. 하지만 충전이나 별도 액상 구매가 필요 없는 일회용 전자담배의 분리배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코그니티브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일회용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1억4088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통상 가격 1만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1년에 대략 2000만개가 소비되는 셈이다.
문제는 쓰레기. 특히 일회용 전자담배 내부의 리튬 배터리는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영국 환경단체 머테리얼 포커스 연구에 따르면 일회용 전자담배 하나를 생산 및 폐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은 약 356g으로 추산된다.

국내 판매량을 고려했을 때, 1년에 7120톤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승용차가 지구를 1047바퀴 돌았을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다. 이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축구장 265개 크기의 숲이 필요하다.
부품을 재활용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일회용 전자담배 재활용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품 분리 및 폐기 방법에 대한 정확한 안내도 없다. 제품 안내문에도 ‘폐기 시, 관계 법령을 준수하라’는 모호한 표기가 돼 있다.

실제 일회용 전자담배를 구매해 분리를 시도해 본 결과, 사실상 제품을 부수지 않고는 분리가 힘들었다. 분해된 일회용 전자담배는 고무, 플라스틱, 철, 젖은 솜, 배터리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제대로 분리 배출하려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배터리는 주변에 설치된 폐건전지함에, 플라스틱은 재활용함에, 나머지는 일반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물론 차선책이 있다. 폐건전지 함에 버리는 것.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많다. 대부분은 일반쓰레기로 처리된다. 문제는 일반쓰레기에 섞여 소각될 경우, 폭발과 화재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전자담배에 포함된 리튬 배터리는 수분·고온 등에 약하다. 물리적 압력이나 충격을 받으면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이같은 국내 일회용 전자담배 시장은 향후 7년간 연평균 12.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흡연을 배척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일반담배(궐련) 흡연율이 줄어드는 만큼, 전자담배 흡연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가 늘어나는 일회용 전자담배에 대한 명확한 분리배출 지침을 마련하고, 안내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아예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벨기에 등 유럽에서는 실제로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지 조치가 시작되고 있다. 과도한 쓰레기 배출 및 청소년 흡연율 상승 등 문제점이 잇따르면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해안가.[그린피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8320njuc.jpg)
담배 산업 전반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도 적지 않다. WHO가 내놓은 ‘담배 : 지구를 오염시키는 독’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 산업은 매년 약 84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항공 산업이 매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숲까지 헤친다. 담배의 대부분은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 재배되는데, 생산을 위해 물과 농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숲이 파괴되는 것. WHO 또한 매년 6억그루의 나무 벌채, 20만 헥타르의 토지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불.[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8603vbyf.jpg)
심지어 담배는 복합재난에 해당하는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산림청 ‘10년간 원인별 산불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6년 이후 10년간 발생한 산불 연평균 529건 중 담뱃불 실화는 36건으로 6%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도 이달 25일까지 총 11건의 담뱃불 실화가 발생했다. 지난 25일에서 전남 화순군에서 담배꽁초 발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담배꽁초로 덮힌 거리.[헤럴드DB]](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3/ned/20260503174238896pfxr.png)
지구에도 ‘백해무익’한 담배.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우리나라의 흡연율 자체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또한 절반의 진실이다. 일반담배의 흡연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자담배 흡연율이 증가하며 전체 흡연율은 제자리걸음을 걷는 상황이다.
오히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오염 문제는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담배 산업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태 파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규제 흐름 속에서도,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담배꽁초의 영향은 외면받고 있다. 담배꽁초를 치우는 비용 또한 담배 업계가 온전히 부담하는 구조가 아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019년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을 마련하고, 담배꽁초 처리에 드는 비용을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더 적극적인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담배꽁초 무단투기 처벌 및 단속 강화 등 흡연 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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