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이란산 석유 수입’ 기업 제재에 긴장 고조

이정연 기자 2026. 5. 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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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수입한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자 중국이 처음으로 '제재 금지령'을 발동하며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각) 이란 석유 거래에 관여한 중국 기업과 개인, 선박 운영사 등에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처를 내린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4일에도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대형 정유기업 헝리 그룹을 제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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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첫 ‘제제 금지령’ 발동하며 미국에 맞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수입한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자 중국이 처음으로 ‘제재 금지령’을 발동하며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은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며 정상회담 준비를 본격화하면서도 협상력 확보를 위해 신경전을 병행하는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각) 이란 석유 거래에 관여한 중국 기업과 개인, 선박 운영사 등에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처를 내린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하이예 석유 터미널과 관련 기업 인사, 홍콩 및 제3국에 선적을 두고 이란 석유를 실어나르는 ‘그림자 선단’ 선박 운영 회사들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개인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 자금·물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가해진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2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제재에 대해 종합 평가를 한 결과 “‘부당한 역외 적용’ 상황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자국 기업과 개인이 이를 승인·집행·준수해서는 안 된다는 ‘제재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이 금지령을 어길 경우 시정명령·경고 등을 내리고, 제재 이행으로 피해를 본 기업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매체 홍콩01은 “중국이 2021년 ‘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차단 방법’을 시행하고 처음으로 해당 규정을 발동했다”고 전했다. 랴오스핑 베이징사범대학 법학과 교수는 중국신문망에 “금지령 발동은 제재 차단 조처가 제도적 준비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적용 단계로 진입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번 미국 제재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전쟁 자금줄을 묶고, 이란 석유의 약 90%를 들여오는 중국의 에너지 공급망에도 타격을 미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기업 하이예가 싱가포르 연안에서 불법선박 간 환적을 거쳐 지난해 중국에 들여온 이란산 석유와 석유제품이 수천만 배럴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4일에도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대형 정유기업 헝리 그룹을 제재한 바 있다. 오는 14~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15일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미·중은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경제·외교 분야 고위급 소통을 통해 정상회담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왕이 외교부장(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를 하고 정상외교의 중요성과 함께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견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왕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중미 관계의 최대 위험”이라며 미국이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같은 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회의를 열어 경제·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은 이 회의에서 최근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와 제재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생산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기대한다”며 허 부총리와의 회의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역외 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강조했다”고 썼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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