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2의 북한?…"핵무장 이란, 북한보다 휘발성 강해"

이유 에디터 2026. 5. 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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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핵무기, 영토 분쟁, 종파·민족 갈등 중첩

트럼프, 핵 합의 일방적 탈퇴…"강경파 살려",

대리 세력 제거의 역설…이란 핵 보유 부추겨

북한의 적대국과 이란의 적대국 차이는?

"한국, 미 군사적 야망에 구조적 억제제"

이란, 해상봉쇄·제재 해제 14개 항 전달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핵 영구 포기 압박

"세계는 이제 제2의 북한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국가(이란)는 현재 북한보다 더 시끄럽고, 더 불안정하며, 더 봉쇄하기 힘들 것이다."

포르투갈 노바 리스본대의 지정학과 국제관계 전공 박사과정생으로 에티오피아 출신인 하이마노투 테페라는 '이란에 남은 유일한 논리적 행동은 북한화인가?'란 2일 자 <지오폴리티컬 모니터> 기고에서 이란이 결국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해 핵무장을 한 북한의 모델을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이렇게 경고했다.

테페라는 '핵무장 북한'보다 더 시끄럽고 더 불안정하며 더 봉쇄하기 힘든 '핵무장국'으로 이란을 내몰게 된 결정적 계기를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미국이 3년 전에 체결한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사건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란은 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다. 어떠한 촉발 사건도, 발견된 위반 사항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 집속탄두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미사일총국은 19일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2026.4.20

트럼프 2018년 이란 핵합의 일방적 탈퇴
이란 협상파 목소리 죽이고 강경파 살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 핵 합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2025년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만의 중재로 이란과의 협상을 시도했다. 이에 테페라는 "이란 지도부는 김정은 체제와 달리 분열돼 있었다. 리비아식 함정이라고 확신한 혁명수비대(IRGC)와 강경파는 협상 대신 (우라늄) 농축을 가속화했다. 회담은 결렬됐고, 2025년 여름과 2026년 2월의 군사적 타격이 뒤따랐다. 강경파 주장이 곧바로 입증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핵 협상 도중인 작년 6월 이란의 핵시설인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세 곳을 폭격했고, 지난 2월 28일에도 협상 도중 이란에 대한 '불법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그는 "트럼프의 JCPOA 탈퇴는 미국·서방과의 협력이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던 모든 이란인의 발밑을 무너뜨린 일방적인 정치적 결정이었다. 그것은 역사적인 규모의 실책이었다. 완벽하게 검증된 작동 중인 합의가 단기적인 국내 정치를 위해 폐기되었다"고 지적했다.

'제2의 북한'으로 이란을 내몬 것은 이란의 이념도, 혁명수비대도, 이슬람 혁명의 유산도 아니라고 봤다. 그는 "그것은 협상할 의지가 있었던 한 국가에 협상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했던 워싱턴의 결정이다. 그들은 이제 그렇게 쉽게 다시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최고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제재 완화와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약속받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해체했지만, 8년 후 서방에 의해 제거됐다.
21일 이란 테헤란 엥겔라브 광장에서 열린 정부 협상팀 지지 집회 도중 '코람샤르-4(Khorramshahr-4)'로 확인된 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2026. 04. 21 [UPI=연합뉴스]

"핵무장 이란은 북한보다 휘발성 강해"
독자 핵무기, 영토 분쟁, 종파·민족 갈등

현재 이란 상황에 대해 그는 "핵이라는 절대적 수단 이외의 모든 대안을 시도하고 선의로 협상했으나 결국 타격을 받았다...외교조차 공습으로 끝난다면, 유일하고 합리적 결론은 북한이 수십 년 전에 도달한 바로 그 결론(핵무장)뿐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페라는 이란의 핵무기 획득은 단순히 핵클럽에 한 국가가 추가되는 일이 아니라고 봤다. 먼저 이란은 한반도보다 확실히 더 휘발성이 강한 지역이다. 그는 "더 많은 행위자와 갈등 선이 존재하고, 지리적 봉쇄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재앙적 확전을 막는 중국의 안정화 이익과 같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즉각적인 결과는 지역적 핵확산의 연쇄 반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핵을 보유하면 자신들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도 마찬가지다. 테페라는 "여러 독자적 핵무기고, 중첩적 영토 분쟁, 한반도엔 없는 종파적·민족적 긴장들이 존재하는 '핵 무장한 중동'은 현재 비확산 체제로는 답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위험의 질적 변화를 뜻한다. 우라늄이 풍부한 사헬 같은 다른 불안정한 지역들도 분명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페라는 "에너지라는 차원은 한반도 상황에는 없었던 층위를 더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핵무장 이란'은 단순한 안보 문제가 아니라, 제재, 강압, 억지의 계산법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면서 글로벌 시장에 지렛대를 갖는 경제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핵무장 이란은 또한 이란 국민엔 시민사회의 점진적 폐쇄, 모든 경제적·문화적 기관의 보안기구 예속, 항의 시위, 문화, 자유에 대한 열망의 억압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2일 이란 테헤란 시내 광장을 지나치는 차량과 오토바이 행렬 뒤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상징하는 듯 입술을 꿰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가 담긴 광고판이 눈길을 끈다. 2026. 05. 02 [AP=연합뉴스]

"트럼프 탈퇴, 미래 협상 가능성마저 불태워"
대리 세력 제거의 역설…이란 핵 보유 부추겨

테페라는 "JCPOA는 국제 시스템이 이란과 그 상황을 지켜보는 모든 이에게 다른 답을 제시했던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건 복귀가 가능하다는, 신뢰 구조가 점차 재건될 수 있으며, 각자도생 논리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게 아니라는 진정한 개방이자, 개념의 증명이었다"며 "미국의 탈퇴 결정은 일방적이고 명분도 없었으며 미래의 협상 가능성마저 불태워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의를 악용될 수 있는 취약점으로 보는 패권국은 결국은 합의 자체를 믿지 않는 국가들을 만들어 낸다"고 개탄했다.

그가 보기에, 핵무장을 통해 강력한 억지력을 갖춘 '북한 모델'은 특정한 조건에서 가능했다. 북쪽 국경에 중국·러시아 같은 우호적 강대국이 있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반도, 다른 정치 현실은 기억에 없는 단일 민족, 구조적으로 충돌을 회피하는 '적대국' 한국을 그 조건으로 꼽았다. 테페라는 "어떤 군사적 충돌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인 서울의 파괴를 초래한다. 한국은 일관되게, 정권에 상관없이 미국의 군사적 야망에 제동 역할을 해왔으며 대결보다는 관여, 경제적 인센티브, 관리된 공존을 선호했다. 이러한 조건들은 '은둔의 왕국'의 생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이란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먼저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9300만 명의 인구 중 페르시아인이 약 60%를 차지하고, 아제르인, 쿠르드인, 루르인, 발루치인 등 주요 소수 민족이 있다. 이들은 뚜렷한 정체성과 불만, 그리고 국경 너머 친족과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고, 국경은 개방된 탓에 북한처럼 완전한 정보 통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부 반란 진압이 2022년 이후 이란 정권의 영구적인 필수 조건이 되었다는 게 그의 견해다. 특히 JCPOA 시대에 성장한 세대는 부분적인 개방, 경제적 정상화, 다른 이란의 가능성을 직접 맛본 경험을 지니고 있어 내부 저항 없는 북한화는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취역을 앞둔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진행된 미사일 시험 발사를 또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군 구축함 '최현호'에 대한 작전운용평가 시험체계 안에서 전략순항미사일과 반함선(함대함)미사일시험발사가 12일 또다시 진행됐다"고 14일 전했다.2026.4.14 연합뉴스

북한의 적대국과 이란의 적대국 차이는?
"한국, 미 군사적 야망에 구조적 억제제"

적대국의 성격도 다르다. 한국은 북한과 확전을 피할 충분한 동기가 있는 국가이지만 이란의 적대국은 이스라엘이다. 이란의 핵 능력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략은 억제나 관리된 공존이 아니라 예방이며, 국제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한다. 테페라는 "한국이 미국의 군사적 야망에 구조적 억제제 역할을 한다면, 이스라엘은 촉진제 역할을 한다"며 "이란에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평형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과 달리 이란의 적대적 역학 관계는 능동적이고 개방적이며 자연적인 한계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육지로 7개국, 바다로 8개국과 접하고, 해안선이 5000km가 넘는 지형도 북한과는 다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경제를 볼모로 삼을 일부 능력을 주지만, 동시에 이란의 외곽은 열려 있어 근본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 건너편 해안선 곳곳에는 미국의 군사시설이 배치되어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이라크의 민병대 등과 같은 대리 세력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도 북한과 다른 점이다. 테페라는 이 네트워크가 단지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억지'의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네트워크가 극도로 약화하면서 이란의 전략적 입지를 치명적일 만큼 복잡하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타격은 대리세력 구조를 약화시켜 이란의 핵 말고 유일한 안보 대안을 제거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이 생존한다면 다음에 올 것은 대리세력과 핵무기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핵이 이제 유일하고 합리적인 안보 선택지이며, 요새를 완전히 닫을 수 없는 지리와 인구 상황에서 비롯되는 안보 구멍을 핵 능력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1일, 오만 무산담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2026. 05. 01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해상봉쇄·제재 해제 14개 항 전달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핵 영구 포기 압박

개전 64일째인 2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9개 항으로 이뤄진 미국의 종전안에 대한 답변으로 14개 항 짜리 수정 협상안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 이란의 수정안에는 ▲ 불가침 보장 ▲ 이란 주변 지역에서 미군 철수 ▲ 해상봉쇄 해제 ▲ 이란 동결 자산 해제 ▲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 ▲ 제재 해제 ▲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 호르무즈의 새 메커니즘 구축 등 요구가 담겼다.

타스님은 미국이 2개월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모든 이슈를 30일 안에 해결하고 초점을 휴전 연장이 아닌 종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통한 경제적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호르무즈의 무조건 개방과 핵 프로그램의 영구 포기를 요구하고 있어 양국 간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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