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벌어지는 예대금리차에…은행은 웃고 차주는 울상

유진아 2026. 5.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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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예대금리차 한 달 새 0.042%p ↑
대출 규제·풍부한 수신에 금리 엇박자 확대

가계 대출금리가 5% 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예금금리는 2%대까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또다시 확대되고 있다. 가계대출 관리와 조달 비용 감소를 명분으로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 유리한 구조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벌어지는 금리 격차를 발판 삼아 은행들은 올 1분기에만 13조원이 넘는 막대한 이자수익을 챙겼지만, 불어나는 이자 상환 압박에 내몰린 차주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출은 오르는데 예금은 '제자리'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1.512%포인트(p)로 집계됐다. 전월(1.47%p) 대비 0.042%p 확대되며 한 달 만에 다시 벌어졌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64%p로 5대 은행 중 가장 컸다. 반면 국민은행은 1.41%p로 가장 작은 격차를 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3.20%p로 가장 컸고 케이뱅크(2.43%p)와 카카오뱅크(1.64%p)가 뒤를 이었다.

예대금리차 확대는 대출금리 상승과 예금금리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달 5대 은행이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5.028%로 전월(4.926%) 대비 0.102%p 뛰었다.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 역시 전월 대비 0.068%p 오른 4.824%를 기록하며 5%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역시 오름세다. 5대 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1월 평균 4.582%에서 지난달 4.62%로 0.038%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도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0.02%p 오른 4.34%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3.98%) 이후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5대 은행의 저축성수신(예금)금리는 지난달 평균 2.79%를 기록, 전월보다 0.012%p 하락하며 2%대 후반에 머물렀다.

이런 '금리 엇박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풍부한 은행권 수신 자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모를 조절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를 낮춰 수요를 늘릴 유인이 사라졌다. 대기성 자금이 은행권으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자금 조달이 수월해져 굳이 수신 금리를 높여 예금을 유치할 필요성마저 줄어들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수신 측면에서는 자금 여유가 있어 금리 경쟁이 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 13조 '이자 잔치'에… 차주는 한숨만

벌어진 금리 격차는 고스란히 은행권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대출은 비싸게 빌려주고 예금 이자는 적게 내어주면서 이자마진이 극대화한 것이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총 13조38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조7061억원)보다 6756억원(5.3%) 늘어난 규모다. 누적된 자산 성장과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주요 지주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전 분기 대비 2~8bp(1bp=0.01%p)씩 오르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였다.

문제는 은행 수익이 늘어나는 사이 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점이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이 겹치면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실제로 신용대출 준거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2월 27일 2.900%에서 지난달 3.17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900%에서 4.059%로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업계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에 반영된 측면이 크다. 수신금리는 자금 상황과 시장 경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하고 있다"며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차주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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