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으로 156억 만든 '투자 전설' … "변동성 적은 1등 기업株 사세요"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6. 5.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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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설립자 인터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립자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사옥 집무실에서 지구본을 만지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지도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승환 기자

오는 7일 문을 여는 재테크 정보 플랫폼 '매경플러스'는 대한민국 자본시장 최고수로 꼽히는 전설적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주인공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립자다. 강방천은 미국의 금융 전문 저널리스트 매그너스 안젠펠트가 2014년 쓴 '위대한 투자자, 위대한 수익률(부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 99인)'에 한국 펀드매니저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매일경제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강방천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원금 1억원을 1년10개월 만에 156억원으로 불린 일화로 유명하다. IMF 사태를 모티브로 해 2018년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달러에 투자해 큰돈을 번 유아인 역의 롤모델이란 평가를 받는다.

◆ 지도에 푹 빠진 소년, 지리학 교수를 꿈꾸다

1960년 출생인 강방천의 고향은 전라남도 목포에서 배로 25㎞ 떨어진 신안군 암태도다. 어린 시절 변변한 교육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던 시골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라디오와 지도뿐이었다. 하지만 그 제한된 도구가 되레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강방천만의 사고의 틀을 만들었다. 그는 "지도는 동시에 거시와 미시를 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훗날 투자 철학으로 이어졌다. 기업을 볼 때도 '망원경적 시각(거시)'과 '현미경적 시각(미시)'을 동시에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대학 진학은 현실과 타협한 결과였다. 원래 꿈은 지리학 교수였지만 집안 형편상 긴 학문 과정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는 보다 실용적인 투자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1979년 한국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교를 다니기 불가능할 정도로 기관지 천식이 심했다. 오염이 없는 외부와 단절될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군 복무를 서둘렀다. 군대에서 쉴 새 없이 구보를 뛰던 열흘째 되던 날부터 며칠 새 가래를 내뱉고 난 뒤 천식은 기적처럼 사라졌다. 이때의 경험은 강방천에게 '어떤 고통도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군 제대 무렵 외대에 국내 처음으로 '경영정보학' 전공이 생겼다. 경영정보학은 전산학과 경영학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신생 학문이었다. 군 제대 후 외대 경영정보학과에 4년 장학생으로 재입학했다.

◆ IMF 때 증권주 투자로 수익 올려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한 그는 현장에서 투자 감각을 키웠다. 유가증권신고서를 보고 기업을 분석하는 일이 재밌어 퇴근도 안 하고 매일 밤늦게까지 자발적으로 야근했다. 그 당시 고객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종목은 '한국이동통신'이었다. 아직 매출 규모는 작았지만 미래 성장성을 보고 과감히 베팅해 고객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강방천은 1991년 10월 쌍용투자증권 지점에서 본사 주식운용부로 자리를 옮긴다. 1992년 자본시장 개방은 그의 투자 인생에 결정적 기회가 됐다. 당시 국내 시장에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가치투자'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했고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 그는 운용자금 100억원을 9개월 만에 330억원으로 불렸다. 이 성과로 '전설적인 증권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핵심 종목은 태영이었다. 당시 태영이 보유한 SBS가 개국을 앞두고 있었다. 강방천은 국내 기업가치 평가에서 생소했던 연결회계 개념에 주목해 SBS의 가치가 모회사인 태영에 반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는 또 한 번 큰 승부를 걸었다. 주가 폭락 속에서 증권주를 대거 매수했고 1억원을 약 1년10개월 만에 156억원으로 불렸다.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후 장외기업 투자에서 뼈아픈 실패를 겪었다. 수십 개 기업에 분산투자했지만 대부분이 사라지며 약 7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경험은 그의 투자 철학을 바꿨다. "예측할 수 없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검증된 1등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이후 39세가 되던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했고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으로 발전시켰다.

◆ "이익의 크기보다 이익의 질"

삼성전자.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 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에는 이 종목이 단 한 주도 담겨 있지 않다.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강방천은 "지극히 원칙적인 판단"이라고 말한다.

"좋은 기업과 좋은 투자는 다르다." 그의 투자 철학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라 해도 투자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 핵심 기준이 '이익의 질'이다. 그는 투자에서 가장 흔한 오류로 '이익 규모 중심의 판단'을 꼽는다. 같은 1조원의 이익이라도 기업마다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가 정의하는 '이익의 질'은 4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확장성, 지속성, 비변동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이다. 확장성은 사업이 얼마나 넓은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지속성은 그 이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다. 비변동성은 경기 변화에도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지를 본다. 예측 가능성은 미래 실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지다.

◆ PER 말고 PFR 봐야

강방천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1등 기업이지만 산업 구조상 이익의 질이 낮다고 본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한다. 호황기에는 막대한 이익을 내지만 불황기에는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여기에 대규모 설비투자까지 반복된다. 그는 "이익이 나더라도 그 상당 부분을 다시 투자해야 하는 구조"라며 "주주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잉여현금흐름(FCF)'이다.

강방천이 기업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는 'PFR(주가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설비투자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남는 현금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는 2008년 7월 7일 최초 설정된 이후 올해 4월 26일 기준 약 18년 동안 기록한 누적 수익률만 912%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98% 대비 3배 수준이다. 최근 상승장이 시작된 지난해 초 이후 올해 4월 24일 기준 수익률도 17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69%보다 앞선다.

강방천은 높은 성과의 비결에 대해 투자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장 흐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시작하면 결국 철학이 무너지고 장기 성과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 보다 자세한 강방천의 투자 철학, 현재 증시에 대한 분석과 유망 투자처는 매경플러스 멤버십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시리즈는 한국 투자업계 살아 있는 전설들의 인물 스토리와 투자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5월 7일 오픈하는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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