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 ‘이 자세’ 절대 피해야”…혈전 생겨 쇼크 발생한 사례도

이수민 2026. 5. 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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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혈류 느려지면 혈전 발생 위험
비행기에서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으면 심부정맥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휴가를 미리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해외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예매해 뒀다면, 꿈꿨던 여행이 예상치 못한 불행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올바른 탑승 자세를 기억해 두는 게 좋다.

영국 매체 미러는 최근 승무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행기에서 절대 취하면 안 되는 자세 몇 가지를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다리 꼬기와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자기였다. 승무원 바르비박 라 아자파타는 "대부분의 승객이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다가 온몸이 아프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기내에서 다리 꼬기와 머리를 창문에 기대고 자는 자세, 왜 위험할까?

다리 꼬고 오래 앉으면 혈류 정체…혈전이 폐로 가면 위험

다리를 꼬면 무릎 뒤쪽이나 허벅지, 사타구니 주변 정맥이 눌리면서 다리에서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 흐름이 둔해질 수 있다. 정맥은 혈관벽이 얇고 압력이 낮아 자세에 따른 외부 압박을 받기 쉬운데, 장시간 앉아 종아리 근육의 펌프 작용까지 줄어든 상태라면 혈액이 다리에 정체되기 쉽다. 이런 혈류 정체가 오래 이어지면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이 높아진다. 심부정맥혈정증은 다리 깊은 정맥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행기·자동차·기차·버스 등으로 4시간 이상 이동할 때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혈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행기에서는 기내의 낮은 기압, 상대적으로 낮은 산소 환경, 건조한 공기로 인한 탈수 가능성이 더해지면 혈전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더 많이 겹칠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다리 통증·부기·열감·피부색 변화를 유도한다. 더 위험한 것은 혈전 일부가 떨어져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폐색전증은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혈관을 막는 응급 질환이다. 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 산소 공급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장에 큰 부담이 가해져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가슴통증,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큰 혈관이 막히거나 치료가 늦어지면 쇼크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실제 장거리 비행 중 또는 비행 직후 폐색전증을 겪은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13시간 장거리 비행 중, 캐나다 여성 에밀리 얀손이 극심한 흉통과 실신을 겪은 뒤 대량 폐색전증 진단을 받은 사례가 보도됐다. 의학 저널에서도 항공여행 후 폐색전증이 발생한 사례들이 보고돼 왔다.

다만 모든 승객에게 흔한 일은 아니고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자세와 함께 과거 혈전 병력, 최근 수술한 사람, 임신, 비만, 암, 호르몬제 복용 등 위험 요인이 겹칠 때 위험이 더 커진다.

기내에서는 다리를 꼬기보다 양발을 바닥에 두고, 무릎을 과하게 굽힌 자세로 오래 버티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한두 시간마다 걷고, 앉아 있을 때도 발뒤꿈치와 발끝을 번갈아 올리거나, 종아리·허벅지 근육에 힘을 주는 동작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창문에 머리 기대면 목 꺾여 두통 유발…위생상으로도 주의 필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자는 자세는 목이 한쪽으로 꺾이거나 비틀린 상태를 오래 유지하게 만들어 목·어깨 근육을 긴장시킨다. 이로 인한 긴장형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긴장형 두통은 머리를 조이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두피·목·어깨 근육 압통이 동반된다.

창문 주변은 여러 승객이 머리나 손을 댈 수 있는 공용 표면이라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항공기에서 특히 오염이 많은 표면으로는 접이식 테이블, 팔걸이, 안전벨트 버클 등이 주로 거론되는데, 창가 벽도 세척 상태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머리를 직접 기대기보다는 목베개나 말아 둔 겉옷으로 목을 받치고, 머리와 목이 몸통과 최대한 일직선이 되도록 앉는 편이 낫다.

기내에서 잠을 잘 때는 허리를 좌석 등받이에 붙이고, 목이 옆으로 꺾이지 않게 받친 뒤 다리는 꼬지 않고 발을 바닥에 둔 자세가 가장 안전하다.

장거리 비행 전후엔 헐렁한 옷·수분 섭취·가벼운 움직임이 기본

비행기로 3시간 이상 이동할 땐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헐렁한 옷을 입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술을 피하고, 가능하면 잠깐이라도 걸어 다니자. 짐은 발밑보다 머리 위 선반에 넣어 다리를 조금이라도 뻗을 공간을 확보한다.

과거 혈전 병력, 피임약·호르몬 치료, 심한 비만 등 혈전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비행 전 의사와 상담해 압박스타킹 착용을 하는 등 추가 예방 조치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수민 기자 (suminle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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