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무조정실 감사 내역 몰래 엿본 수공 직원들···‘윗선 지시’ 없었나
인사 등 개인정보까지 ‘보안 구멍’
수공 측은 “개인 비위” 의혹 부인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수공)의 간부급 포함 전산직 직원들이 내부 전산망에서 국무조정실의 감사 내역을 무단 열람했다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다른 직원들의 각종 개인 정보도 조회하는 등 수공의 정보 보안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수공 직원 A씨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CBK 수력·양수발전소 인수 사업’ 관련 국조실의 전자문서 열람 내역을 14회 조회해 징계 대상에 올랐다. A씨와 같은 부서 소속 B씨는 A씨 지시에 따라 국조실의 전자문서 열람 내역을 10회 조회했다가 징계위로 넘어갔다.
당시 국조실은 수공의 CBK 사업 입찰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외부 감사에 나선 상태였다. A씨와 B씨가 조회한 열람 내역은 국조실이 수공 내부 전산망 계정을 발급받아 살펴본 내용이었다.
사건 당시 A씨와 B씨의 직속 상사였던 간부급 직원 C씨도 관련 비위로 징계위에 넘겨졌다. C씨는 전산 직원들이 내부 전산망에 미승인 상태로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관리자로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A씨는 이 외에도 전산직 직원 34명에 대한 감사실 e메일 발송 기록을 조회하고, 직원 권익 보호 홈페이지 개편 과정에서 비공개 신고·상담내역을 열람한 사실 등도 적발됐다. A씨와 B씨는 수공 익명게시판의 닉네임과 사용자 이름, 사번을 무단 조회하기도 했다.
수공은 A씨에 대해 이런 비위 사실과 감사 방해 등의 이유를 들어 징계위에 해임을 요구했다.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각각 견책과 감봉 1개월을 요구했다.
수공 일각에서는 전산직 하위 직원들이 국조실 감사 관련 정보를 열람한 배경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러나 수공 측은 직원들의 개인 비위 문제라며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수공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적발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간부 D씨는 직원에게 상임이사 인사발령 상황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하고 관련 문서를 전달받은 혐의로 징계위에 회부된 상태다. 지난해 말 당시 직원 E씨는 승진심사위원회 명단을 사전 취득한 행위로 징계위에서 파면됐다.
수공의 정보 보안 실태가 정부 평가와 달리 취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수공은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 수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수공 측은 비위 사건 발생 후 내부 시스템 보완 등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공에 따르면 A~D씨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징계위는 이번주 중 개최된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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