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간에 담긴 커다란 유산···‘박물관이 살아있다’

김만선 2026. 5. 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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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아트 plus’ 5월호 발간]
작은 공간에 담긴 커다란 유산…‘박물관이 살아있다’
나주 째깐한박물관·무안 철도박물관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 이해하는 시간
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 커버스토리
“80년 역사 바탕 100년의 미래 설계”
조선대 우주항공기술·장미원 등 기획
광주전남작가회의 ‘걸개시화전’ 특집
목포 서산동·광주 양림동 사투리 골
조선대학교 장미원에는 300여 종에 가까운 장미 1만8천여 주가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뽐내며 방문객들을 반긴다. 조선대 제공.

‘‘박물관이 살아있다.’

박물관 속 티라노사우르스, 마야인, 카우보이들이 매일 밤 살아 움직이며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모습은 영화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박물관을 찾는 순간 우리는 시간 여행자가 된다. 오래된 도자기 문양이나 화조도 속 꽃과 나비, 왕실 의식이나 행사를 기록한 의궤의 인물이 생생히 살아나 저마다 간직한 사연들을 들려준다. 선인들이 사용한 물건들을 직접 만들고 그리며 가상체험하는 시간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규모가 큰 박물관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지역의 작은박물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은박물관은 지역 특성을 담은 물건이나 특산품을 전시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 바람을 불어넣어 화력을 키우는 데 사용한 풍로, 대나무로 엮어 만든 소쿠리, 낡은 교과서 등을 보며 ‘부모님의 시간’을 체감할 수 있다.
전남 나주의 사매기 째깐한박물관에는 선인들의 손때가 묻은 3천500여 점의 민속품이 전시돼 있다.

무등일보 문화관광 전문 매거진 아트plus 5월호(통간 281호)는 ‘가정의달-문화마실’로 전남지역 작은 박물관들을 찾았다. 전남지역에는 나주의 사매기 째깐한박물관과 무안의 작은철도박물관, 신안 증도의 소금박물관이 있다.

특히 사매기 째깐한박물관은 지역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을 두루 접할 수 있는 곳이다. 1960년대 강태공의 낚시가방, 나주의 한 음식점에서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닳고 닳은 칼, 삼베를 짤 때 여인들이 허리에 두르고 사용한 부티 등 지역 문화를 담은 진귀한 물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질서한 듯 펼쳐진 전시물들이 되레 옛 시절의 꾸미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남선의 역사와 실제 사용한 물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안의 작은철도박물관, ‘백색의 황금’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귀중한 자원이었던 소금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신안 증도의 소금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이번 호의 기획은 조선대학교가 장식했다. 조선대는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아 미래의 10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다지고 있다. AI기반 항공우주 융합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관련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학교 내 장미원을 중심으로 한 명소들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시민 참여프로그램을 병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커버스토리는 김춘성 조선대 총장이 장식했다. 김 총장은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도시캠퍼스’와 글로컬대학 선정, 2030중장기 비전, 조선대학교 미래에 대한 구상 등을 두루 설명한다.

김 총장은 “조선대가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대학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왔다”면서 “사람 중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100년의 미래를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집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오월문학제에서 선보이는 걸개시화전 작품을 소개한다.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이 되는 올해의 오월 행사는 각별하다. 각계에서 5·18민주화운동의 헌법전문 수록 요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5·18은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헌법에 담겨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점을 문학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전남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입구에 가면 ‘서산동까정 어쭈코롬 오셨소 허벌나게 반갑소 잉’이라는 사투리가 반긴다.

‘문화원형-전라도 사투리를 찾아서’ 두 번째는 전남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과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이 장식한다. ‘서산동까정 어쭈코롬 오셨소 허벌나게 반갑소 잉.’ ‘오매 여기는 펭귄마을이어라.’ 마을 입구에서부터 구수하고 찰진 특유의 사투리가 살갑게 다가선다.

‘젊어서 남편 가블고/고생 원없이 했제/애기들 낳아놓고 죽으믄/먹이고 입히고 갈칠 사람이 없은께/…/애기들이 다 잘되야서/인자는 나 혼자 살아도/성가실 일이 없제’

두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을 주민들이 살아온 시간의 켜들이 오롯이 스며 있음을 알게 된다.

‘연재기획-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전북 군산 신시도로 안내한다. 신시도는 신라시대 대학자인 최치원이 머물며 학문을 연구했고 신비로운 ‘임씨 할머니’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섬 마을의 발자취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신시도 벽화는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포토존이 된다.

‘아틀리에’는 현대 추상미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는 송유미 작가를 찾았다. 선과 색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무한의 공간을 펼쳐 보이는 송 작가는 최근 ‘인드라망’에 주목하고 있다. 인드라망은 ‘모든 존재가 연결돼 있고 하나의 변화가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불교 개념이다. 송 작가는 “무한으로 연결돼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구조를 작업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취학 전 영유아들이 전통음악과 춤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광주시립창극단의 ‘빛고을 아침 풍류마당’.
‘문화현장’은 광주시립창극단의 ‘빛고을 아침 풍류마당’을 찾았다. 취학 전 영유아들이 우리 전통음악과 춤을 신나는 놀이와 경험으로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행사에 참여한 50여 명의 원생들은 ‘얼쑤, 사자춤을 추어보자’, ‘재밌다 우리 춤-강강술래’ 등의 시간을 통해 마음껏 웃고 즐기며 우리의 전통음악 매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호에서는 또 ‘영동에서 다시 시작한 시간’을 주제로 한 ‘한지웅-성성희 부부의 차박여행’, 한국인의 문화적 자존 K-컬처의 의미를 담은 ‘천득염의 문화에세이’, 지난 호에 이어 ‘국밥에 담긴 그림’전을 소개한 ‘박문종의 그림이 있는 풍경’, 아키비스트(기록연구사)와 공공극장의 역할을 다룬 ‘문화읽기’가 함께 한다.

‘포커스 광주’의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시민 참여프로그램, 광주문화재단의 2026토요상설 공연, 전남문화재단의 2026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도 놓쳐서는 안될 내용이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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